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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접강제 단상

황진구 부장판사 (서울중앙지법)

채무 중에는 채무자만 할 수 있고 다른 사람이 대신해 줄 수 없는 의무(부대체적 작위의무)나 어떤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할 의무(부작위의무)가 있는데, 이런 채무는 의무를 위반한 때의 금전배상에 의한 제재를 미리 고지하여 의무이행을 간접적으로 확보하는 것밖에는 마땅한 강제집행방법이 없다. 그래서 이러한 강제집행방법을 간접강제라고 부른다.

부작위청구는 임시지위가처분에서 흔히 보이지만 본안소송으로 제기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고 판례도 부작위청구의 허용범위를 조금씩 넓히고 있다. 간접강제는 부대체적 작위의무에 대해서도 적용되지만 부작위의무의 강제집행방법으로 널리 이용된다.

그런데 '부작위의무위반'에 대한 제재금인 간접강제금을 정하는 것이 생각만큼 간단한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이행확보라는 측면만 생각하면 간접강제금 액수를 무조건 높게 정해 놓으면 되지만, 그렇게 하면 부작위의무를 계속 위반하는 경우 간접강제금이 엄청나게 늘어날 수 있는데, 그 결과가 너무 가혹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간접강제금을 국고에 귀속시키지 않고 집행채권자에게 주는 법제에서는 더욱 그렇다. 반대로 간접강제금을 낮춰 놓으면 극단적으로는 돈 내는 대신 의무위반을 하겠다는 행태를 막을 수 없어 간접강제의 실효성이 없어진다.

이 문제에 관하여는 이미 여러 논의가 있지만, 조금 다른 시각에서 보면 이렇게 어려운 문제가 생기는 이유는 부작위를 명하는 금지규범이라는 것은 보통 그 의무위반의 모습이나 정도가 다종다양하기 마련인데 - 마치 형벌법규처럼 말이다 - 그것에 대해 획일적인 간접강제금을 정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그렇다면 처음에 간접강제를 명할 때는 부작위의무위반에 대하여 부과될 수 있는 제재금의 상한을 선언함으로써 억지력을 확보하고, 의무위반이 발생했을 때 구체적으로 제재금을 확정하는 단계를 하나 더 두는 것을 허용하면 어떨까. 제도는 조금씩 다르지만 그렇게 하는 나라도 있다고 한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