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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는 행복한가?”

배현태 변호사 (김앤장)

변호사는 행복할 수 없는 직업이다. 남의 고통과 불행을 자기 것으로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의뢰인을 대신하여 판단자를 설득해야 한다. 설득의 노력이 실패했을 때의 좌절감, 예상치 못한 결론을 받아 들었을 때의 당혹감은 그 어떤 직종보다 크다.

12명이나 증인신문을 했던 사건이 어제 변론종결됐다. 재판을 마치고 의뢰인 회사의 직원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는데, 문득 그 분이 내게 "변호사란 직업이 참 멋있는 것 같다. 나도 법대를 지망할걸 그랬다"라고 하신다. 나는 "결코 그렇지 않다. 우리 애들도 본인이 원하지 않으면 법조인 시킬 생각이 없다"고 손사래를 쳤다. 나의 솔직한 심정이다. 나는 아픈 사람을 고쳐주고, 멋있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이 더 부럽다.

그렇다고 해서 변호사로 사는 것이 꼭 불행하다는 것은 아니다. 나 스스로 돌이켜봐도 즐거웠던 일, 보람된 일이 무척 많았다. 또 좋은 동료들, 선후배들을 만나 행복했던 추억이 너무나 많다. 하지만 다른 어떤 직업보다도 변호사들의 삶은 고달프다.

올해 초 우리나라 언론에 보도된 내용이다. "존스홉킨스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미국 법조인들의 경우 타 직종 종사자에 비해 우울증 호소비율이 3.6배나 높았다. 또 예일대 법대의 조사를 보면, 재학생의 70%가 정신건강상의 문제점을 호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1997~2007년 사이 법조인과 다른 직업 종사자를 상대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율을 비교한 결과, 법조인이 무려 54%나 높았다." 어느 정도 짐작은 했었지만 충격적인 내용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변호사는 행복한가? 내가 생각한 정답은 "그렇지 않을 때도 많이 있다"는 것이다. 내 주변에서 너무나 힘들어 하는 변호사들을 많이 보았다. 개인 개업 변호사이든, 로펌 변호사이든 마찬가지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미국과 같은 통계조차 없다. 문제가 무엇인지 모르면 해답도 찾을 수 없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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