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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소문난 맛집

서울 한남동 '아르모니움'

이탈리아 사르데냐 섬에서나 맛 볼 수 있는 요리

아르모니움의 정원이 보이는 1층 좌석.

이탈리아 북서쪽 바다에는 사르데냐 섬이 있다. 이곳은 오늘날 '이탈리아인이 좋아하는 여름휴양지 1위', '다이애너 왕세자비가 휴가를 즐기던 곳'이라는 수식어를 붙는 등 지중해 최고의 휴양지 중 하나로 알려졌는데, 그 중 눈에 띄는 건 미슐랭 1스타 레스토랑인 '사포센투'가 있고, 그 곳의 오너쉐프인 '로베르토 페차'가 있다. 굳이 장시간 비행기를 타지 않아도 이 곳 맛을 볼 수 있는데, 그곳이 바로 서울 한남동 '아르모니움'이다.

이곳에 가면 매력적인 두명의 이탈리아 남자와 한명의 여자를 만날 수 있다.

첫번째로, 이곳의 총괄쉐프인 '엠마누엘레 세라' 쉐프. 우연히도 사르데냐 왕국의 마지막 왕이자 통일 이탈리아 왕국의 첫번째 왕과 이름이 같은데, 그는 문제의 미슐랭 원 스타 오너쉐프 로베르토 페차와 7년간 함께 일했다는 것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아르모니움은 미슐랭 원스타 쉐프의 레스토랑이 아니라 "원 스타 쉐프의 제자가 총괄 쉐프로 요리하는 곳"이다. 이곳은 이탈리아식 답게 '홈메이드 라자냐'가 유명하다.

두번째로, 이곳의 남자 주인 '안토니오 파텔라'. 이 이탈리아 남자는 90년대에 피아니스트로 한국땅을 밟은 이후 현재 아내와 사랑에 빠져 결혼했고, 이태원에 "까사 안토니오"라는 아리모니움보다 두 배나 큰 레스토랑을 경영하고 있다. 남편과 아내가 각자 맡은 레스토랑에서 주로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이곳을 방문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하는데, 이 이탈리아 신사가 운 좋게 사랑하는 아내를 보러 오는 날이면 로비에 장식된 그랜드 피아노에서 라이브 공연을 하는 것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건포도-레드와인 소스를 곁들인 한우안심 스테이크 ▲사진 )

세번째로, 이곳의 여주인. 이탈리아 피아니스트가 한눈에 반하였던 미모가 전혀 변하지 않은 그녀는 "그 이탈리아 남자가 집에서 형광등 하나 갈아주지 않는다"고 푸념을 늘어놓는다. 하지만, 스마트폰 유튜브로 그 이탈리아 남자가 작곡하고 직접 연주한 곡을 들려주는 그녀에게서 변치 않는 사랑이 충분히 느껴진다.

이곳에서는 다른 레스토랑과는 다소 다른 독특한 이탈리아 음식과 함께 다양한 와인을 즐길 수 있는데, 그녀는 메뉴에 없는 와인이라도 사전에 주문하면 준비해 주는 센스를 보여준다.

우리 일행이 방문했을 때 그날의 주재자인 모발이식 전문 의사 선생이 미리 주문한 와인은 미국 캘리포니아산 레드와인인 '조셉 펠프스 이니스프리' 카베르네 쇼비뇽 인데, 이곳의 스테이크와 잘 어울리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어 추천할 만하다(참고로, 필자는 모발이식 전문 의사의 고객이 아니라 가까운 지인이니 오해 마시길).

그렇다면 실제 이곳의 맛은 어떨까? 오늘 모임의 일행은 주빈인 모발전문 총각 의사선생, 본업보다 살사댄스의 전도사로 더 활동하는 영화전공의 사업가, 교향악단 지휘자라는 명함을 더 좋아하는 작가, 그리고 영국에서 갓 귀국한 변호사 등 이렇게 남자 4명인데, 까칠한 중년의 사내 4명이 삼겹살집으로 향하지 않고 군말 없이 유쾌하게 즐길 수 있을 정도의 레스토랑이면 괜찮은 것으로 봐도 좋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방문 시 주의사항. 한남동 언덕배기의 2층 가정집을 개조해 만든 이 레스토랑은 야외 테라스가 운치 있기로 유명하여 그야말로 '테라스의 분위기가 깡패'인 곳이다. 요즘같이 선선한 가을날에 테라스 좌석으로 예약하여야 진정한 이집의 정취를 느끼며 이탈리아의 맛을 즐길 수 있을 터이다. 주말 오후 한남동 극장에서 뮤지컬을 본 후 이곳에서 이탈리아 와인을 즐긴다면 더할 나위 없을 듯.

윤현철 변호사(법무법인 동인·사법연수원 35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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