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시니어 노트

고객에게 정직하라

김재헌 변호사

정직하라? 다 아는 이야기를 왜 하느냐고 내게 묻고 싶을 것이다. 다 아는 것 같은데 실제로는 잘 모른다고 나는 생각한다. 인생의 원리가 그렇게 복잡하지 않은 것 같은데, 실제로 사람들이 사는 모습들을 보면 무언가 복잡한 것 같고 쉬운 것이 없는 것 같다. 변호사는 모든 법률을 다 아는 사람이 아니고, 해결책을 다 가진 사람도 아니다. 일정 분야에 경험이 축적되어 있어서 다른 사람들보다 좀 더 예측력이 있고 보다 더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다는 정도일 것이다. 후배 변호사들이 명심하여야 하는 것은 자신이 다 알지 못한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고객과의 관계에서 솔직하고 정직하기가 쉽지 않다. 솔직하게 다 이야기하면 당장 고객이 나를 선택하지 않을 것 같기 때문이다. 정직하라는 것을 어렸을 때부터 배웠지만 정직해지지 않으려는 충동이 마음속에 있다. 정직하라는 권고를 들었다고 해서 이런 충동을 거스르기는 어렵다. 정직이 가져다주는 유익에 대해서 내가 나누고 싶은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첫째, 정직하면 고객의 신뢰를 받는다. 고객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은 변호사가 업무를 제대로 해내는데 있어서 꼭 필요하다. 그러면 고객의 신뢰를 확보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하나는 정직이다. 변호사는 고객의 중요한 일을 하기 때문에 실수가 용납될 수 없지만, 때때로 실수를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중요하지 않은 부분에서의 실수라면 회복이 가능하지만 중요한 부분의 실수는 회복이 어렵고 책임의 문제가 뒤따른다. 고객도 변호사가 실수를 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변호사의 업무진행상황을 수시로 체크하기를 원한다. 고객에게는 이것이 위험을 줄이는 좋은 대안이 된다. 이렇게 되려면 변호사가 고객과 정직하게 소통을 하여야 한다. 만약 유능하다는 자신감 때문에 변호사가 고객과 제대로 소통하지 않고서 마음대로 일 처리를 하게 된다면 고객으로서는 위기가 생겼을 때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쳐 버리는 것이 된다.

고객은 자기 변호사가 진실한지 아닌지를 안다. 고객은 해결사가 필요할 때 다른 변호사를 찾아 나설 수 있다. 그러나 고객이 항상 해결사를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다. 고객은 해결사보다도 자기와 정직하게 소통하는 변호사를 더 많이 찾는다. 그리고 이런 변호사를 고객은 신뢰하게 된다.

둘째, 정직하면 실력이 향상된다. 정직하니 모르는 것을 안다고 할 수 없다. 모르니 알려고 노력하게 된다. 변호사가 업무를 할 때, 모르면서 아는 척 하는 것은 좋지 않다. 실수를 하였는데도 고객에게 그 사실을 알리지 않고 은폐하는 것도 좋지 않다.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정직하게 이야기하여야 한다. 그래야 고객도 그것을 바탕으로 해서 의사결정을 할 것이고, 대안을 찾을 수 있다. 몰라서 모른다고 이야기하였는데, 고객이 실망해서 발길을 돌린다면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모르는 것에 대해서 부끄럽게 생각하여야 하는 상황이라면 새롭게 공부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므로 좋다. 그런데 모르는 것을 안다고 말하면, 당장 변호사 자신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없어진다. 순간의 위기를 모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본인에게 손해이다. 고객도 엉터리 정보를 바탕으로 잘못된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 그리고 결과가 좋지 못했을 때에는 고객과의 관계가 끊어지게 되고 비난을 받게 된다.


나는 선배로서 후배들이 충분히 리서치를 해서 정확한 답을 해주기를 기대하지만, 아직 훈련의 과정에 있는 것이기 때문에, 후배들이 답을 찾지 못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둔다. 훈련의 과정에서는 틀려도 상관이 없다는 뜻이다. 그래서 답을 제시하지 못하는 후배변호사가 "내가 틀린 것 같으니 새롭게 조사해 보겠다"고 이야기하거나, "이런 방향으로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새롭게 리서치를 해 보고 보완하겠다"라고 이야기해 주기를 기대한다. 그렇지 않고 굳이 아는 것처럼 우기면 그 후배에 대한 신뢰도가 많이 떨어지게 된다. 그래서 나는 후배들이 선배 앞에서 정직하게 말하고 땀을 삐질삐질 흘리기를 원한다. 이러한 과정이 있어야 정상적인 성장이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렇게 정직하게 한 걸음씩 나아가다 보면 실력이 향상되고 내공이 쌓이게 된다.

셋째, 정직하면 인생이 편안하다. 변호사 생활을 해 보면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에 봉착하게 된다. 고객의 오해도 받게 되고, 비난도 받게 된다. 인생을 복잡하게 살 필요가 없다. 단순하게 살면 그것이 성공한 삶이다. 무리하게 억지로 성공한 듯한 삶을 유지하려고 하면 갈등이 생기기 쉽다. 그리고 힘들고 피곤하다. 공격적인 사람이라도 정직한 사람에 대해서는 공격하려는 마음이 없어진다. 일이 잘못되어도 정직한 변호사에게 고객이 분노하지는 않는다. '저 변호사는 참 답답한 사람이야. 변호사를 잘못 만났어'라고 생각할 수는 있어도 변호사를 응징해야 할 상대 또는 혼내주어야 할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 것이다. 그러나 정직하지 않고 잔머리를 많이 굴리면 상대방에게는 그 변호사를 공격을 하려는 마음이 생긴다. 그리고 상대방은 변호사에 대한 공격을 도덕적으로 정당화시키고 변호사를 공격하여 응징하는 것이 사회정의인 것처럼 생각하게 된다.

넷째, 정직하면 복을 받는다. 종교에서 그리고 인생의 선배들이 늘 하는 이야기가 정직하라는 것이다. 당장 눈앞에 보이지는 않는 것 같아도 복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것처럼 강력한 말이 있을까! 반대로 표현해 보자. 거짓말을 하면 저주를 받는다.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은 사람을 믿지 않는 경향이 있다. 자기가 거짓말을 하니까 상대방도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버리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사람과의 신뢰관계가 잘 형성되지 않는다. 거짓말을 심하게 하는 사람들은 그것에 비례하여 사람들을 의심한다.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상대방을 의심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큰 스트레스인지 생각해 보라. 다른 것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이것 자체가 거짓말의 파괴적 결과이자 나쁜 열매라고 할 수 있다. 거짓말을 하면 관계가 깨어진다. 그러니 쉬운 일은 아니지만 할 수만 있다면 정직하기를 힘써야 할 것이다.


나의 제안 : 고객에게 정직하기를 힘쓰라
리걸에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