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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W&스마트

스마트한 우리를 위하여

전응준 변호사(법무법인 유미)

몇 년 전부터 각종 전자기기에 '스마트'라는 단어를 붙이는 것이 예사가 되었다. 스마트폰, 스마트와치, 스마트밴드, 스마트키, 스마트TV 등 우리 주위에는 언제나 스마트한 기기들이 있다. 전자기기에서 스마트하다는 것은 외부 네트워크에 무선으로 접속 가능하고, 정보처리능력이 있어 이용자가 응용프로그램에 의하여 기능을 확장, 변경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즉 정보기술의 관점에서 스마트기기는 무선접속이 가능하고 이용자가 앱을 설치하고 조작할 수 있는 컴퓨터를 말한다.

디바이스가 작아지고 무선환경이 좋아지면서 스마트기기가 모바일과 결합하는 것은 필연적이었다. 모바일 서비스가 가능해진 스마트기기는 자신의 위치정보를 수집하여 처리하기 시작했다. 이는 곧 우리의 위치정보이기도 하다. 위치정보 서비스를 이용하여 우리는 과거 및 현재의 나의 위치와 앞으로 가야 할 위치를 쉽게 알게 되었다. 과거, 현재, 미래의 시공간적 벡터수치인 위치정보를 분석하면 우리 개인의 행태적 특성을 파악할 수 있다. 스마트폰, 스마트와치, 스마트밴드 등의 모바일 스마트기기는 우리의 위치정보, 행태정보를 저장하고 분석함으로써 또 다른 의미의 스마트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런데 가만 보면 진정으로 스마트한 존재는 우리도 스마트기기도 아닌 모바일 서비스 제공자들이다. 이들은 우리의 동의(?)를 얻어 스마트기기가 보유한 우리의 개인정보, 위치정보, 행태정보, 음성정보에 접근하고 이를 가공하여 우리에게 비즈니스를 전개한다. 어느 미래가 되면 우리가 스마트폰 달력에 수작업으로 일정을 입력하지 않아도 그들의 데이터마이닝에 의하여 자동적으로 "오늘은 재판있는 날입니다", "지금은 의견서를 보내야 할 시각입니다"라고 알림이 뜰지 모른다. 그들이 현재 우리의 무엇을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스마트기기의 이용이 길어질수록 알고 있는 사실이 많아질 것임은 분명하다.

우리가 스마트기기를 사용하는 까닭은 우리 스스로가 스마트한 삶을 살기 위함이다. 비록 기술이 발전하는 동기는 게으름에서 비롯된다고 하지만, 게으름이 자율적인 스마트한 삶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자신보다 우리의 삶에 대해 스마트한 존재를 허용할 것인가. 스마트기기보다 더 스마트한 인생을 살고자 한다.
리걸에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