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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취재수첩]"다시는 만나지 말자"

"사회에 복귀해서 행복하게 사시고, 다시는 여기서 만나지 않길 바랍니다."

지난달 26일 '제70주년 교정의 날'을 맞아 수용자 1일 체험을 마치고 출소하는 동료 기자에게 어느 교도관이 말했다. "다시는 만나지 말자"는 차가운 말이 이날 만큼은 아주 따뜻하게 들렸다.

필자는 교도관 체험을 했다. 형사사법절차의 최종 집행자인 교도관 역할을 몸소 해보니 '사명감'만으로 감당하기엔 벅찬 직업이었다. 매시간 인원을 점검하고 수용자들을 감시해야 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일부 교도관들은 수용자간의 싸움을 말리다 얻어 맞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수용자들의 하소연과 정신질환이 있는 수용자의 반복되는 고함 소리에 시달리기도 한다고 했다.

교도관들에게는 시간도 다르게 흘렀다. 교도소 밖에서는 하루 24시간에 맞춰 지내지만, 교도관들은 주간-야간-비번-격주휴무라는 생활주기에 신체리듬을 맞춰야 한다.

'다른 세계'처럼 느껴지는 시간과 공간 속에서 수용자들을 통제하며 각진 삶을 사는 교정공무원들이지만, 이날 만난 여러 교도관에게서는 공통된 마음이 느껴졌다. 수용자가 교화돼 제대로 된 새 삶을 찾고 이곳으로 두번 다시 돌아오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다. 어떤 교도관은 "교화는 고사하고 사고만 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체념섞인 말을 하기도 했지만, 긴장의 연속인 고된 일상 속에서 그만큼 여러 수용자에게 교화를 기대했다가 실망하기를 반복했다는 뜻이기도 했다.

지난 여름 알게 된 '행복한 사형수'의 저자 배모씨는 사형 선고를 받고 20년간 교도소에서 복역하던 중 자신을 변호하며 진심으로 대해 준 배기원(75·사시 5회) 전 대법관을 만난 뒤 자신의 삶이 180도 바뀌었다고 했다. 배 전 대법관에게 매주 참회의 편지를 쓰며 새로운 삶을 꿈꿨고 출소 후 돈벌이를 하기 위해 기술도 배웠다. 2013년 그는 자신의 인생을 담은 자서전을 내고 교정기관에서 희망을 말하는 강연자가 됐다. 특별한 만남은 삶을 바꿔놓기도 한다. 교도관들의 역할은 그래서 더 무겁다.

"다시는 만나지 말자"고 말하는 교도관들의 진심어린 소망이 수용자들에게도 전해지길, 교도소가 수용자들에게 인생의 전환점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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