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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변호사 이야기

사례를 통한 미국법 소개 - 계약 이행 만족하지 못했다고 계약 대금 지급하지 않으면?

강병진 미국법연구소 소장

[사례] A는 최근 꿈에 그리던 넓은 정원이 있는 집을 샀다. 평소 파티를 좋아하던 A는 새 집을 자랑하기 위하여 친척들과 친구들, 가까운 지인들을 초대하여 성대한 파티를 열 계획을 세웠다. A는 파티를 위한 멋진 케익을 준비하기 위하여 동네에서 맛있는 케익을 잘 만들기로 소문난 제빵사 B를 만나 파티에 쓸 특별한 케익을 만들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 A와 B가 체결한 계약서에 의하면, 파티를 위한 케익의 디자인은 A가 자신의 심미적인(Aesthetic) 만족을 하여야 한다는 명시적인 조건(Express Condition)과 계약 대금 1백만원을 규정하고 있었다.

제빵사 B는 성대한 파티를 위한 멋진 케익을 만들기 위하여, 케익에 꽃, 나비, 벌레 모양의 장식을 사실감 있게 묘사한 장식을 하고 색깔을 넣어 눈에 잘 보이도록 특별한 장식을 하였다. 파티가 진행되는 동안 파티에 초대된 손님들은 연신 감탄을 터트리며, 우아하고 멋진 케익 장식에 박수를 보냈다. 그러나 파티를 주최한 A는 벌레 장식에 기겁을 하였다. A는 평소 벌레에 대한 혐오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케익에 장식되어 있던 벌레는 A가 쳐다 보지도 못할 정도의 혐오감을 가지고 있는 종류의 벌레 모양이었다.

A는 상상했던 자신의 멋진 파티 케익이 혐오스런 케익이 되었다며, B에 대한 계약 대금 지급을 거절하였다. 이에 제빵사 B가 A를 상대로 계약 대금 청구 소송을 하여 계약 대금을 받아낼 수 있을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A는 계약 대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계약의 양 당사자가 어떤 조건(Condition)을 합의하여 계약에 명시적으로(Expressly) 정하게 되면 해당 조건은 명시적 조건(Express Condition)으로서 엄격히(Strictly) 따라야 한다. 또한 당사자가 만족스런 이행을 하는 것을 조건(Satisfaction Clause)으로 정한 경우에는, 만족스런 이행이 되도록 하여야 한다. 만족스런 이행의 해석은 보통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Reasonable Person Standard)으로 하게 된다. 그러나 만족스런 이행의 내용이 개인의 심미적인 사항(Aesthetic Taste)인 경우에는 주관적인(Subjective) 기준으로 해석하게 된다. 다만 주관적인 기준에 의하여 만족스런 이행을 해석하는 경우에도 만족의 해석은 선의로(Good Faith)로 하여야 한다. 즉 상대방의 이행에 대한 대금 지급을 거절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족을 하지 못하였다고 악의로(Bad Faith)로 판단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위 사례에서 A와 B가 규정한 계약 조건은 만족스런 이행의 내용을 조건으로 정하고 있으며, A의 개인적인 심미적인 사항(Aesthetic Taste)을 정하고 있다. B가 케익에 한 벌레 장식은 A에게 강한 혐오감을 주었고, A는 B의 케익 디자인에 만족을 하지 못하였다. 즉, A는 B에게 계약 대금을 주지 않으려고 B가 만족스런 이행을 하지 못하였다고 주장하지는 않았다. 따라서 B의 조건 미이행에 대하여 A는 선의로(Good Faith)으로 판단을 하였으므로, B에게 계약 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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