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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광장

승진 배제한 ‘전문경력관 규정', 시대착오적이다

소준섭 조사관 (국회도서관)

'무늬만' 일반직 공무원
대통령령 제25000호 '전문경력관 규정' 제21조(임용령의 적용)는 전문경력관에 대하여 승진을 비롯하여 겸임과 파견 적용을 배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올해 초 기능직과 별정직 공무원을 일반직 공무원으로 통합하는 국가 정책에 의하여 별정직 공무원도 일반직 공무원으로 전환되었다. 그러나 정작 기존 별정직 공무원은 전문경력관으로 명칭만 변경되었을 뿐, 정작 승진과 겸임 그리고 파견 등 제반 분야에서 여전히 기존 차별을 그대로 온존하고 있어 '무늬만' 일반직 공무원화 하였다.

이는 차별을 해소하기 위하여 취해진 별정직의 일반직 공무원으로의 통합이라는 공무원법 개정 취지에 현저하게 위배되고 있다. 나아가 국민이 가져야 할 기회 균등 및 공무담임권의 권리가 제도적으로 봉쇄 배제되고 있다. 한 마디로 현대판 카스트제도이다.

세월호 참사는 전문가를 배제한 관료사회의 관행에서 비롯
관료 조직은 외부에서의 진입이 철저히 봉쇄되어 있을 뿐 아니라, 이처럼 내부적으로도 차별과 장벽이 너무도 강고한 조직이다. 때로는 분명한 장벽이 그어져 있지만, 때로는 겉으로 드러나 보이지 않지만 내부의 관행과 이른바 '미풍양속'으로 그어진 장벽이 온존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자기들만의 승진이요, 외국 유학교육 파견, 인공위성 파견, 겸임인 것이고, 여기에 이른바 '전문가 그룹'은 전혀 낄 자리가 없다. 온전히 그들만의 영토이고 그들이 쌓아올린 그들만의 금자탑이다. 그들만이 룰(rule) 제정자요, 그 룰에 대한 통제와 견제 수단은 사실상 부재 상태이다.

그러나 '전문성'이 있기 때문에 승진으로부터 배제되어야 할 이유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오로지 관료 사회의 차별적 사고방식에 의한 관행일 뿐이다. 그렇다면 일반 행정직 공무원들은 왜 승진을 하는가? 전문성이 없어서?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그들만의 해괴한 논리이다. 차별을 시정하기 위하여 공무원 제도를 일반직 공무원으로 일원화했다면, 일원화된 공무원은 당연히 모두 동일한 조건이 되어야 한다.

더구나 갈수록 복잡해지고 다양화되어 가는 현대 사회의 흐름에 정확하게 부응하고 대처하기 위하여 시험 위주로 선발되는 현재의 공무원 제도는 임용 제도의 다원화와 함께 각계 전문가들에게 문호를 완전히 개방하고 그들이 공무원 시스템에서 장벽과 차별 없이 활동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장해 나가야 한다. '전문성'이 승진의 가산점이 되지는 못할망정 이처럼 신분 차별의 족쇄로 작동되어서는 안 된다. 한 마디로 시대정신에 역행하여 거꾸로 가는 제도이다.

관료제도의 정상화를 위하여
주지하는 바와 같이, 엄청난 피해자를 낳은 세월호 참사는 결국 우리나라의 부실한 관료제도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것은 전문가 배제, 일반직 행정공무원에 의한 제도의 독점적 운용 그리고 그에 대한 통제와 견제 수단의 부재 등의 요인이 총체적으로 더해져 발생하였다고 본다.

전문경력관의 승진, 파견 등을 배제하고 있는 대통령령 제25000호 '전문경력관 규정' 제21조(임용령의 적용) 조항은 이러한 현 관료제도의 독점적이고 전문가 배제라는 특성을 집약적으로 나타내고 있는 독소 조항이다.

하루바삐 이러한 차별적이고 시대착오적인 독소 조항은 폐지되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이 사회의 관료제도의 정상화를 앞당기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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