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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장동민의 건강칼럼

[한의사 장동민의 건강칼럼] 밥 먹고 체했어요

한의사 장동민

예전에 한동안 '체내림' 이라고 하는 것이 유행을 한 적이 있었다. 음식을 먹고 체한 것을 내려가게 해 준다는 사이비 치료법이었는데, 피해자가 상당히 많아서 사회적 문제까지 되었었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평소 소화가 되지 않는다고 호소하는 환자가 찾아오면, 일단 눕혀 놓고 적당히 배를 주무른다. 그러다가 급기야는 슬며시 환자의 입 속에서 고기 덩어리 하나를 꺼내서 보여준다. 그리고는 '몇 년 전에 먹었던 건데, 이런 게 막혀서 안 내려간 거다.'라고 이야기하면서, 이제는 소화가 잘될 것이라고 호언장담을 한다.

물론 이는 고도의 눈속임이다. 원래 사람의 식도는 먹은 것이 걸려있을 수 없도록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몇 년 전에 먹었던 고기가 계속 식도에 걸려 있으면서 소화를 방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사이비 치료법이 가끔씩 효과를 거두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 이유는, 그 증상이 바로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유발된'신경성 위장병'인 경우이기 때문이다.

바로 눈앞에서 여태까지 소화 장애를 일으켜 온 원인이라면서 꺼내 보여주니, 말 그대로 십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듯이, 속이 시원해지는 느낌을 받았던 것이다. 이는 스트레스와 위장기능이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인데, 이렇게 기질적으로 특별한 병증이 나타나지 않는 신경성 위장병이나 과민성 증후군들의 경우에는, 한방적인 치료법이 매우 효과적이다. 왜냐하면 한방에는 기혈순환을 촉진시켜주고 비위를 강화시켜주는 여러 가지 치료법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식체(食滯)라고 부르는 병증은 실제 먹은 음식이 식도나 위에 걸려 있는 것이 아니라 위장의 기능이 일시적인 정체현상을 보이며 기의 흐름이 막혀있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보통 증세가 가벼운 경우에는 손발을 따는 응급처치만으로도 풀리지만, 좀 심한 경우에는 한의원에서 침을 맞아야만 풀리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경우 체질과 증상에 따라, 가볍게 침으로 사관이나 중완을 풀어주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식체가 계속 반복되고 울체나 적취증으로 변하게 되면 침치료만으로는 어려운 상황이 된다. 그래서 이럴 때는 어쩔 수 없이 탕약을 사용하여야 하는데, 단순하게 소화만 시키는 것이 아니라 비위를 강화시켜 주는 한약 처방을 사용하기도 한다. 실제 효과도 매우 좋다. 그러므로 만약 만성 또는 스트레스로 인한 위장병을 앓고 있다면, 일단 가까운 한의원부터 찾아가보기 바란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