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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아라리

임익문 법무사(전북회)

정선군 여량면 여량리의 송천과 골지천 두 냇물이 만나는 곳이 '아우라지'다. 아우라지를 사이에 두고 '여량'과 '유천'이라는 두 마을이 마주보고 있는데 여량마을에 사는 새악시는 날마다 아우라지강을 건너 싸릿골에 동백을 따러 간다는 핑계를 대고 유천마을 총각을 몰래 만나 사랑을 속삭였다. 아우라지는 여름에 유난히 큰물이 많이 지기로 유명한 곳. 그 해 여름에도 어김없이 홍수가 져 아우라지강을 못 건너가게 된 여량마을 처녀는 그리운 님을 보고 싶은 애달픈 심사를 노래로 달랬다.

"아우라지 뱃사공아 배 좀 건너 주게 싸릿골 올동백이 다 떨어진다"

정선아라리는 이처럼 구슬프고 애간장을 태우는 노래다. 하지만 어찌 애달픈 노래만 있을까. 정선아낙네는 치마를 휘익 돌리며 살며시 눙친다.

"정선읍네 물레방아는 사시장철 물을 안고 도는데 우리집에 서방님은 날 안고 돌 줄 모르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날 넘겨주오"

그래도 서방님은 본 체 만 체, 정선아낙은 가을 댓바람처럼 쓸쓸하기만 하여 심화가 머리4355끝까지 올랐다. 이렇듯 해학과 기지가 넘치는 정선아라리를 만나고 온 것은 여름의 끝자락, 초등학교 동창생들과 함께였다. 정선은 요새 모 방송국 텔레비전 프로 때문에 유명세를 타고 있지만 평소에 꼭 한번 가고 싶었던 곳이었다.

정선에 맨 처음 도착하여 들른 곳이 '아라리촌'이었는데 그곳에 정선아라리를 즉석에서 가르쳐 주는 '아라리학당'이란 곳이 있었다. 서당처럼 생긴 방 안에 들어가 선생님의 장구소리와 선창에 맞춰 따라 부르기를 십 여분 정도 하자 중구난방이었던 새청소리는 어느덧 제법 아라리 가락이 되어 나왔다.

구절리역에서 출발하여 아우라지역에 도착하는 약 7.2㎞의 정선레일바이크의 체험도 삽상(颯爽)하였지만 정선아라리를 한 가닥 뽑았던 신선한 추억은 결코 잊지 못하리라. 유랑은 기약 없이 떠나는 것이지만 여행은 떠났던 곳으로 되돌아 올 것을 예정하고 있다. 이 가을 다시 또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것은 어찌 할 수 없는 방랑벽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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