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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기피 사회

김재하 검사(주일본대사관 법무관)

일본대사관 근무도 벌써 반년을 넘어서고 있다. 얼마 전 친구가 다녀갔는데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3포 인구'가 늘고 있단다.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도 최근 결혼에 대해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인식'이 늘고 있다. 일본 잡지에서 읽은 결혼과 관련한 기사가 뇌리에서 좀처럼 잊혀지지 않는데, 내용을 요약해서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최근 '콘카츠(婚活·혼활, 결혼활동의 준말)'라는 단어가 사어(死語)가 되어 버렸다. 콘카츠란 더 나은 결혼을 위해 맞선에 적극적으로 임하거나 자신을 가꾸는 행동 등을 가리키는 신조어로 2000년대 초반 붐을 일으켜 '콘카츠를 하지 않으면 결혼할 수 없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요즘 결혼을 기피하는 사회로 바뀌어 2010년 생애미혼율(生涯未婚率, 50세를 기준으로 한번도 결혼하지 않은 사람들의 비율)이 남성 20.1%, 여성 10.6%에 이른다. 39세의 한 여성은 한 살 연하의 남자와 2년 정도 교제 후 반년간 동거 중인데, 남자로부터 '우리 이제 결혼하자'는 말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무슨 일이 생기면 언제든 시프트 체인지(Shift Change)가 가능하도록 결혼이라는 '짐'은 지고 싶지 않다고 한다."

대기업 비서실에 근무하는 30대 중반의 한 여성은 평일 뿐만 아니라 주말에도 각종 모임이나 취미활동으로 바쁘다. 한 달에 대여섯 번 정도는 데이트를 하지만 상대방이 고른 첫 데이트 장소가 "내 돈 내고도 갈 수 있는 정도의 프렌치 레스토랑(French Restaurant)이라면 두 번째는 만나고 싶지 않다"고 한다. 가뜩이나 시간이 부족한데 '이 사람이라면'이라고 할 정도가 아니면 만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전업주부인 자신의 어머니가 불행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자신은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단다.

결혼 붐에 편승하여 결혼이라는 '목표'를 향해 전력 질주하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결혼=행복'이라는 등식이 성립하는 것도 아닌데, 누구나 결혼은 밑지는 장사라고 여기는 요즘 결혼의 의미는 도대체 무엇일까?

우리나라의 상황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안타깝기 그지없다. 인류라는 공동체를 지탱해 온 가장 오래된 제도인 결혼. 그 결혼을 기피하는 젊은 세대. 이를 부추기는 사회. 과연 바람직한 걸까? 이대로 괜찮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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