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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장동민의 건강칼럼

[한의사 장동민의 건강칼럼] 손발에서 열이 나요

한의사 장동민

손발이 시린 증상도 무척 괴롭지만, 반대로 손발에 열이 나는 것도 매우 견디기 힘들다. 특히 잠 잘 때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열기를 식히려고 벽이나 창틀에 발을 갖다 대고 잠을 청하기도 한다.

이렇게 손발이 화끈하고 열감을 느끼는 경우를 '수족번열(手足煩熱)'이라고 부르는데, 여기에 가슴까지 답답하고 열감을 느끼게 되면 '오심열(五心熱)'이라고 칭한다. 여기서 '5심'은 양 손바닥과 양 발바닥의 중심 네 군데와 심장을 일컬어 5심이라고 얘기하는데, 이때의 심장은 바로 '마음 심(心)'을 얘기한다.

그래서 이때 나타나는 열 증상을 번열이라고 부르는 것인데, 원래 번뇌란 몸과 마음을 번거롭게 괴롭히고 어지럽혀 더럽히는 '정신작용'을 가리키는 말이다. 불교에서는 이 번뇌를 끊고 깨달음을 얻어 해탈 열반의 상태에 이르는 것을 수행의 목적으로 삼는다고 한다. 그래서 번열증에는 가슴이 번거롭고 답답한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원인으로 작용한다.

정신적인 피로가 누적되면 심화(心火)가 상승해 진액이 메마르게 되는데, 이럴 때는 단순히 열을 식히는 것만으로는 번열증이 치료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반드시 진액을 보충해주는 치료를 병행해야 하는데, 무조건 화를 내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보다 인체의 음양(陰陽) 균형을 맞춰줌으로써 자연스럽게 심화를 내려주는 것이 좋다.

비뇨생식 계통이 약해졌을 때도 이러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선천적으로 하초가 약하거나, 너무 과도하게 성생활을 했을 때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여성의 경우에는 호르몬에 이상이 생기거나 폐경이 되었을 때 많이 나타나는데, 그래서 실제 갱년기증후군의 하나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러한 경우에도 물과 불의 균형을 다시 되찾게 해주는 근본치료가 필요한데, 부족한 호르몬을 직접 투약하는 치료법은 가능한 피하는 것이 좋다. 이는 '물고기를 직접 주는 것'보다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스스로 물고기를 잡을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인 것과 같은 이치라 하겠다.

간혹 손발은 뜨겁지만, 반대로 배속은 얼음장처럼 차가운 경우도 있는데, 이럴 때는 매우 조심스럽게 치료를 해야만 한다. 열을 식힌다고 무조건 차가운 음식이나 약을 먹게 되면, 배속이 더욱 차가와져 배탈이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우는 반신욕이 적합한데, 소위 '공진단'도 알맞은 처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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