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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쓴 책

[내가 쓴 책] 어린아이 한국인

구본진 변호사(법무법인 케이씨엘)

◇ 한국인은 누구인가?

법률가는 민족혼의 대변자여야 한다는 독일의 법학자 사비니의 말은 의미심장하다. 게다가 사람을 다루는 법률가들에게 한국인이란 누구인가 하는 질문은 근본적이다.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 고대 한민족은 매우 자유분방하면서도 순박하고 꾸밈이 없으면서 활력이 충만하고 행동이 신속하며 진취적이었다. 인류 역사상 네오테니(neoteny, 어린이화) 현상이 가장 두드러지는 사람들이 바로 한민족이다. 그 후 각 시대별로 한민족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따져보고 미래의 모습을 예측했다.

◇ 법률가의 시각과 논리

이런 주장은 단순히 관찰한 느낌이나 짐작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법률가의 시각에서 물증(유물)과 서증(고문헌)을 수집하고 필적학, 역사학, 인류학, 고고학, 미학 등을 총동원하여 오직 '논리'만으로 분석해서 얻은 결론이다. 이 책에서 미국의 홈즈 대법관의 글씨를 소개하였는데 매우 일정하고 간결하게 정돈되어 있어서 그가 논리적이고 냉정하며 완벽주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초의 검사인 이준 열사, 김병로 초대 대법원장의 글씨체도 그렇다. 법률가는 그럴 수밖에 없고 또 그래야 한다.

기존의 연구 방법과는 전혀 다르고 어떤 민족의 고대 글씨를 분석하여 민족의 첫 시작, 실체, 의식, 문화원형을 규명하려는 시도는 세계적으로도 선례가 없다. 그러다보니 기존 연구 결과와 다르거나 새로운 것이 많다. 예를 들어 고 신라의 글씨가 자유분방하고 삐뚤빼뚤한 것은 세련되지 못해서가 아니라 자유분방하기 때문이라거나 추사 김정희가 한민족의 미감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 등은 기존 주장과 많이 다르다. 지배계층은 중국화 되었지만 피지배계층에는 한민족 고유의 특성이 많이 남아 있었다는 주장 등은 지금까지 나온 적이 없었다.

◇ 단군의 조상은 누구일까?

이 책을 마무리하면서 '인류 4대 문명'인 중국 황하문명보다 훨씬 앞서고 더 발전한 홍산문화를 이룬 사람들이 단군의 조상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는 한민족 역사를 지금보다 수천 년 더 올라가게 하는 것이다. 그 근거로 한민족 고대 문자인 '산목(算木)'이 새겨진 홍산문화 옥기를 최초로 공개했다. 또 흑피옥(黑皮玉, 표면에 검정색 칠을 한 옥기)의 글씨체와 고대 한민족의 글씨체와의 유사성을 제시했다. 흑피옥은 원고를 마감하기 직전까지 포함시킬지를 고민하던 부분이다. 흑피옥에 대해서는 홍산문화 유물이냐 모조품이냐 하는 진위 논란이 있는데 모조품이라는 결론이 나면 책 전체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한민족의 첫 시작과 관련된 중요한 자료를 뺄 수는 없었다. 중국의 반응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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