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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취재수첩] 합리적인 변호사 보수 기준



"수임료를 많이 받으면 활자도 크게 보여 눈에도 잘 들어오지만, 수임료가 낮으면 같은 크기의 글자도 침침하니 작게 보여요."

10년 경력의 한 변호사가 너스레를 떨었다. 변호사도 사람이다. 시간당 몇 천원도 안 되는 수임료를 받으면 사건에 대한 의욕이 떨어지고 재판 준비도 다소 소홀해진다. 변호사가 수임한 사건 해결을 위해 투입한 시간과 노력에 대해 합리적인 수준의 보상을 받아야 하는 이유다.

변호사 보수를 둘러싼 다툼이 잦아지면서 로펌의 자문 시장이 아닌 서초동 송무시장에서까지 차라리 '일한 만큼 돈을 받는' 시간제 보수(Time charge) 방식을 전면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본보 2015년 4월 2일자 3면 참고). 하지만 변호사 업계 전체에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 특히 중소로펌이나 개업 변호사들이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하창우 대한변호사협회장은 우리의 독특한 법률풍토 때문이라고 말한다. 하 협회장은 "우리나라에서는 일단 착수금을 주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세부적인 부분을 따지지 않으려 하고 기계적인 계산도 싫어한다"고 말했다. 서초동에서 소송 업무를 주로 하는 한 변호사는 "시간제 보수가 도입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소송 위임장이 법원에 제출되는 순간부터는 구도가 법원과 변호사 간의 문제가 되기 때문"이라며 "타임 차지가 입금되지 않았으니 이번 기일에는 준비서면을 제출하지 않고 출석도 하지 않겠다고 의뢰인에게 말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시간제 보수나 정액 보수, 어떤 것이 옳다고 일률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변호사 보수에 대한 의뢰인의 불만과 진정 건수가 최고조에 달할뿐만 아니라 변호사들 마저도 이 문제에 불만을 끊임없이 제기하고 있다는 것은 기존 방식을 개선 또는 보완할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합리적인 변호사 보수 기준 마련에 변호사 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할 때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