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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취재수첩] 입법지원팀의 진로


국내 유수의 대형로펌들이 속속 입법지원팀을 설치하고 있다. 2010년 이전까지만 해도 로펌들은 고객의 특별한 요청이 있을 때에만 사건을 수임한 변호사들이 입법전문가들의 지원을 받아 입법지원업무를 추가로 수행했다. 하지만 법률과 명령, 규칙의 제·개정 등 입법지원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들이 늘어나면서 별도의 전문팀을 꾸려 더 전문적이고 체계화된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로펌 입법지원팀의 업무는 주로 고객과 관련된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는 일이지만 필요에 따라서는 관련 사업의 합리적인 새로운 규제를 만드는 일도 포함하고 있다. 정부나 국회의 입법과정에 참여해 최대한 고객에 유리한 입법이 이뤄지도록 지원하는 업무도 수행한다. 고객이 원하는 관계부처의 유권해석을 받아내는 일도 로펌 입법지원팀의 주요 업무다.

특히 대부분의 업무가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한 업무이다 보니 로펌 입법지원팀 본연의 업무가 입법로비로 변질되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사곤 한다. 게다가 입법지원업무의 특성상 곧바로 성과로 이어지기 어려워 다른 업무에 비해 저가의 수임료를 받는 경우가 다반사다. 로펌의 대외 이미지와 효율성·수익성을 고려한다면 입법지원업무는 로펌과는 선뜻 맞지 않는 업무분야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펌들은 앞다퉈 입법지원팀을 신설하고, 역량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입법지원업무야말로 로펌의 미래를 보장하는 '먹거리'라는 판단 때문이다. 로펌이 수동적인 법해석 작업에만 머물러서는 고객이 기대하는 요구를 만족시키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법을 창조하는 작업 과정에 참여하는 것은 법률전문가 집단인 로펌의 숙명"이라는 한 대형로펌 대표변호사의 말은 로펌이 왜 입법지원업무에 매진하는지 또 매진해야만 하는지를 가장 잘 보여준다.

수억원, 수십억원의 수임료를 보장하는 송무사건이나 기업자문사건을 뒤로하고 '법의 창조'라는 진일보한 분야를 선택한 로펌들의 향후 행보가 '입법로비'로 오해 받지 않고 법치주의 확산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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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