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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취재수첩] 법무사법인의 대형화


"경쟁력 강화를 위해 법무사법인의 대형화를 가로막는 법무사법이 개정돼야 한다는 당위에는 공감하면서도 실제로 대형화의 흐름이 나타날까 두려운 것이 솔직한 심정입니다."

수도권에서 5년째 법무사로 일하고 있는 A법무사가 털어놓은 속내다. 자신이 특정분야에 전문성을 확보해 경쟁력을 갖추기 전에 법무사법이 개정되고 법무사법인이 대형화가 급물살을 타게 되면 시류에 편승하지 못하고 낙오될까 두렵다는 것이었다.

법무사시험 출신인 그는 법무사법인을 주도적으로 설립할 경력을 갖고 있지도 못하고 최소 1억원 이상의 자본금까지 필요한 유한법무사법인은 '그림의 떡'일 뿐이라고 한다. 그는 자신처럼 경력도 짧고, 법원·검찰 출신도 아닌 법무사들에게 대형 법무사법인의 출현은 법무사업계의 '부익부 빈익빈(富益富 貧益貧)'이라는 양극화를 가속화시킬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10여명 규모의 합동법무사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B법무사도 법무사법인 대형화 바람을 기대반 걱정반으로 지켜보고 있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 법무사법인으로 체질을 바꾸고 대형화를 꿈꾸고 있지만 소속 법무사들이 일정 기간만 지나면 독립한다며 사무실을 떠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몸집을 좀 키워놓으면 법무사들이 자꾸 독립해서 나가버린다"며 "대형화가 안정적으로 정착되려면 업무 문화를 법무사 개인 중심에서 팀 단위의 전문화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C법무사는 대형화가 사무장 중심의 운영구조를 타파할 수 있는 '비책'이라고 보고 있다. 지금까지는 서류를 만들기에 급급했던 법무사들이 영업, 상담, 서류 제출 등에 전면적으로 뛰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사무장 없이도 법무사 활동이 가능하고, 나아가 법무사업계에 대한 국민 신뢰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법률시장 개방, 인접 직역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대형화가 필요하다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법무사법인 대형화를 바라보는 속내는 이처럼 저마다 다르다. 국내 대형 로펌들이 몸집 키우기에만 급급하다 '대형화의 딜레마'를 겪고 있는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대형화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시행 착오 없이 내실있는 대형화와 전문화가 추진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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