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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소문난 맛집

강남 서초동 '긴자바이린'

수제 돈가스 전문점… 정성들여 조리 평범함 속 남다른 맛



음식점들이 수없이 문을 열고, 또 조용히 문을 닫는 곳. 번화한 곳이라면 어디나 으레 그럴 테지만, 유난히 음식점들의 부침이 심한 곳이 강남역 일대다. 강남역 근처에 직장을 둔 사람들은 점심시간마다 수많은 선택지와 마주하고 어떤 사람들은 그만큼 좋은 식당도 많지 않느냐고 되묻지만, 정작 믿고 갈만한 질 좋은 음식점을 손에 꼽아보자면, 다섯 손가락을 모두 접는 일도 쉽지 않다.

바쁜 와중에도 여유를 즐길 줄 아는 능력자, 또는 고수가 되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여전히 남보다 시간을 더 써가며 일할 수밖에 없는, 경력 짧은 변호사의 생활이다 보니 점심을 먹어도 사무실에서 가까운 곳을 우선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나에게는 일부러 여유를 내고, 천천히 걸어서 찾아가게 되는 곳이 수제 돈가스 전문점 '긴자바이린'이다. 나중에 알아보니, 일본 긴자에서 1927년에 문을 연 가게가 서울을 포함하여 전세계적으로 체인점을 운영하고 있다 한다.

종이 한 장 차이 같은, 미묘한 맛의 차이를 알아차리고 감탄할 만큼의 미식가가 아니라도, '긴자바이린'의 돈가스는 맛이 있다. 돈가스의 튀김 옷은 기름기가 적어 담백하면서도 바삭하고, 튀김 옷 안쪽의 두툼한 고기는 부드럽고 촉촉하다. 돈가스란 원래 이런 맛인 음식일 텐데, 정작 이 정도의 맛을 안정적으로 무난하게 보여주는 집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돈가스를 주 요리로 한 정식류와 덮밥 몇 가지가 메뉴의 전부이지만 상차림은 정갈하고 과하지 않다.

'빵과 스프, 고양이와 함께 하기 좋은 날' 이라는 일본 드라마가 있다. 출판사의 편집자로 안정된 삶을 살던 여주인공이, 어머니의 작은 식당을 물려받아 동네 사람들이 생소해하는 샌드위치와 수프를 파는 가게로 바꾸어 정착하면서 사람들과 어울리게 되는 이야기다. 드라마는 적지 않은 시간을 주변을 정돈하고, 손님에게 내놓을 음식을 조리하고, 일을 마친 저녁에는 자신이 먹을 음식을 준비하여 식사를 하는 여주인공의 평온한 일상을 보여주는데 할애한다. 그런데 그 모습이 참 소박하고, 고와서 인상적이었다. 조금 과장을 섞어 보면, 긴자바이린의 담백한 음식은 이렇게 평범한 일상 속에서 대단할 것 없는 재료로 정성 들여 조리한 한 끼 식사 같은 편안함을 준다. 그것도 강남 한복판에서.

보통의 돈가스 전문점과 비교하면 가격은 좀 더 받는 편이지만, 점심 식사 시간에는 맛있는 돈가스와 튀김이 곁들여진 히레정식과 바이린정식 같은 메뉴를 시키면 큰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처음 방문한 이후로 꽤 여러 번 갔지만 맛이 일정하다는 장점도 있다. 그러다 보니 식사할 마땅한 곳이 떠오르지 않을 때 이 곳을 방문하게 된다.

<이영주(37·변시1회·법무법인 원) 변호사>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