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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취재수첩] 편법 인사 유감


"청와대 파견 검사의 검사 재임용 시기는 다음 정권으로 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현직) 검사의 외부기관 파견을 제한하겠다"는 대선 당시의 공약을 깨고 또 다시 현직 검사인 유일준(49·사법연수원 21기) 평택지청장을 대통령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에 내정하자 일각에서 이같은 지적이 나왔다. 편법 파견을 막을 수 없다면, 현 정권에서 파견 검사가 검사로 재임용되는 것을 막아 검찰의 정치적 독립을 지키자는 체념 섞인 주장이다. 검찰청법 제44조의2는 '검사는 대통령비서실에 파견되거나 대통령비서실의 직위를 겸임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대통령 비서관 등에 내정된 '현직' 검사는 이 규정의 적용을 피하기 위해 형식적으로 사표를 쓰고 '전직' 검사 자격으로 청와대에 간다. 법무부는 이후 파견 검사를 검사로 재임용한다.

문제는 국법 질서를 수호하는 기관인 법무부가 법의 취지를 잘 알면서도 청와대 파견인사를 신규 검사로 재임용하는 탈법을 저지른다는 점이다. '검사의 파견 금지 규정'은 검찰이 정치적 영향으로부터 독립해 직무를 공정하게 수행하도록 하기 위해 신설됐다. 현직 검사가 청와대에 파견되는 것은 물론 임기를 마친 뒤 검사로 재임용되는 것도 당연히 금지된다.

청와대의 편법 검사 파견은 지난 정부부터 관례가 돼 버렸다. 이명박정부에선 22명의 현직 검사가 청와대 파견 근무를 마치고 모두 검찰에 복귀했다. 박근혜정부는 이중희(48·23기) 전 민정비서관 등 11명의 현직 검사를 기용했고 이 가운데 이 전 비서관은 지난해 검찰에 복귀해 부산지검2차장으로 재직중이다. 이같은 편법 인사가 반복될수록 국민들은 '정치검찰' 의혹을 사실로 받아들이게 된다. 원칙을 강조하는 박 대통령이 지금이라도 이런 의혹을 떨치고 '편법 없는' 인사를 하길 기대한다. 대통령이 법을 지킬 때 국민들에게 준법을 요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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