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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취재수첩] 의혹 남긴 검찰수사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

태산이 떠나갈 듯이 요동하더니 결국 뛰어나온 것은 쥐 한마리뿐이었다는 뜻의 이 고사가 연일 들려온다. 지난 40여일간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한 이른바 '청와대 문건' 사건의 중간수사결과가 발표됐다. 검찰은 5일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을 박관천 경정과 공모해 '정윤회 동향보고서' 등 17건의 대통령기록물을 작성해 유출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당직 중 박 경정의 짐에서 문건을 발견해 무단 복사한 한모 경위도 함께 기소됐다. 온 나라를 혼란에 빠뜨린 당사자들이 전직 비서관과 경찰 2명이라는 결론이다.

하지만 개운하지가 않다. 문건을 작성하고 유출하도록 한 실체가 누구인지, 조 전 비서관과 박 경정은 왜 자발적으로 허위 문서를 작성해 이를 박지만 EG회장에게 전달했는지 여전히 의문이다. 명예훼손과 관련한 부분에서도 당초 제기됐던 정윤회씨의 국정개입 의혹은 풀리지 않았다. 검찰은 "현재로선 구체적 범죄 혐의를 추단할 수 있는 단서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설명으로 일축했다.

이번 수사는 혼재돼 있는 사법적 문제와 정치적 문제를 매끄럽게 분리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태생적 한계가 있다. 검찰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정치사건은 별도의 독자기관에서 수사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며 특검을 하거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신설해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검찰 수사로 '청와대 비선 실세 의혹'이 모두 해소될 거라는 기대를 가진 것부터가 지나친 것이었는지 모른다. 검찰은 수사를 하고 기소를 할 뿐이다. 검찰은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를 했다고 하지만 이번에도 또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요즘 부쩍 정치의 사법화와 사법의 정치화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검찰이 국민적 의혹 사건에 수사의 칼을 댈 때마다 논란이 더욱 거세지는 모양새는 과연 누구를 탓해야 해소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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