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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 핵가족가족간의 끈끈한 연대감으로 핵가족 단점 보완해야

이병호 변호사(광주, 한국문협회원)

오늘날 우리 가족생활은 대부분 부부와 미성년인 자녀로 이루어지거나 아니면 부부만으로 이루어진 이른바 핵가족 모습이다. 나도 그 예외는 아니어서 몸이 불편한 아내와 두 사람만의 단촐한 가족생활이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의 기거(起居)에 거리낌이 없어서 편하긴 하다. 아들 내외와 손자, 손녀가 함께 산다면 아무때나 거리낌 없이 옷을 벗거나 눕기가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편하긴 하지만 불안한 그림자가 항시 뒤를 따른다. 건강을 잃은 아내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 나 혼자 남는다. 그때는 어찌할 것인가, 답답하고 캄캄할 뿐이다. 하지만 인명재천(人命在天)이라고 하지 않던가. 누가 먼저 가고 누가 혼자 남게 될 지 모르는 일이다. 나이든 사람의 미래상(未來像)은 나 아닌 다른 사람도 병들고 죽게 될 일이 내다 보일 것이다. 우리의 현실은 경향을 막론하고 노인 부부만의 가정이 많다. 그 많은 노인들도 나와 같은 생각에 빠져들 때가 있을 것이다. 최근 보도에 의하면 통계청의 장래 가구(家口) 전망은 20년 후 우리나라는 나홀로 가구가 전체 22%, 그 가운데 혼자 사는 노인 가구가 전체 9%를 차지하게 되고 한 사람 또는 부부만의 가구를 합치면 전체 40%가 된다하니 나 혼자만의 문제는 아닌 듯 하다. 생각하지 말자. 오늘 이 순간 무엇을 생각하고 무슨 일을 할 것인가·재미 있는 일, 사회에 유익한 일, 창조적인 일에 몰두하자. 어느 유명한 화가는 설경(雪景)을 그리기에 몰두하다가 얼어 죽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같이 아무런 불안감이나 초조감이 없이 자기일에 몰두하다가 조용히 세상을 떠날 수만 있다면 좋지 않겠는가. 노인들 가정은 그렇다 치고 젊은 이들의 가정은 어떤가. 어린 자녀를 둔 젊은 부부들에게도 문제는 있다. 요즘 세태는 젊은 부부가 일터에 나가고 어린이는 유치원이나 학교에 나가 있다가 저녁에 집으로 돌아오지만 각자의 방으로 들어가고 대화의 기회가 적다. 식사도 밖에서 따로 가질 때가 많고 집에 돌아와서 같은 식탁에서 식사를 하며 오손도손 이야기 할 기회가 적다. 자녀들은 각자의 공부방으로 들어가 문을 걸어 잠그고 틀어 박혀 있으니 그 부모는 자녀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길이 없다. 어떤 부모는 그 자녀가 공부방에서 밤 늦도록 불을 켜놓고 있으므로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는 것으로 알았다. 그러나 학교 성적은 전혀 오르지 않았다. 의아스럽게 생각한 부모가 공부방의 문틈으로 안을 들여다 보니 그 자녀는 컴퓨터 오락에 열중하고 있더라는 말도 있다. 이와 같이 가족이 따로 지내면 서로 상대방을 이해하기 어렵게 되고 극단적인 개인주의에 사로잡히게 된다. 모든 것을 자기중심으로 생각하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 않는 성격이 형성될 염려가 있다. 자기 중심적인 사람은 다른 사람의 존귀함을 헤아릴줄 모르고 자기 편할 대로 행동하게 된다. 자신의 편리함을 구하기 위해서 거액의 보험금을 노리고 남편을 죽이는가 하면 자기 자식이 칭얼댄다고 죽여버리는 아버지가 생겨난다. 오늘날 우리 사회의 병폐는 가족집단의 붕괴와 이에 따르는 극단적인 개인주의, 자기중심주의의 만연으로 인한 훈훈한 인정미가 메말라가는 일이 아닌가 생각된다. 사람은 각자의 개성과 재능을 중시하면서도 훈훈한 사회연대의식, 특히 가족간의 끈끈한 애정으로 뭉친 연대감을 키워서 핵가족 현상으로 인한 단점을 보완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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