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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취재수첩] 대형로펌의 '놀부심보'

신지민 기자

"라이벌 로펌에 타격을 주기 위해 일부러 제비의 다리를 부러뜨리는 놀부 심보다."

최근 치열해진 대형로펌들의 '스타(Star) 변호사' 쟁탈전(본보 10월 30일자 3면 참고)에 대한 한 변호사의 관전평이다.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최근 태평양의 해외 사모펀드(PEF) 전담팀장 이상구 미국변호사를 영입했다. 이 변호사는 태평양에서 10여명으로 구성된 PEF 전담팀을 지휘하며 주요 해외 PEF 관련 딜을 담당해온 전문가다. 김앤장은 최근 도산법 분야의 임치용 변호사, 노동법 분야의 주완 변호사도 각각 태평양과 광장에서 영입해왔다. 김앤장이 각 분야의 스타변호사들을 휩쓸어가는 느낌이다.

김앤장의 잇따른 인재 영입에 대해 변호사 업계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앤장이 스타변호사를 영입해 사건 수임 등으로 얻는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은 반면 상대 로펌에 미치는 타격은 실로 엄청나기 때문이다. 주 변호사가 김앤장으로 옮겨가자 "광장이 전열을 정비해 노동사건을 수임하려면 최소 몇년은 걸릴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김앤장은 법률시장이 개방되면 외국 로펌에 맞설 유일한 토종 로펌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인재를 영입해 체질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문제는 스타 변호사 영입 전쟁에 곧 외국 로펌까지 가세할 것이란 점이다. "우리는 스타 변호사에게 한국 시장에서 받던 수입의 2~3배도 더 줄 수 있다." 한 미국 로펌의 국내 사무소 대표의 말이다. 외국로펌이 거대 자본을 앞세워 국내 로펌의 전력에 타격을 주기 위한 '제비 다리 부러뜨리기' 전략을 쓴다면 당해낼 수가 없다.

부유하지만 심술궂은 놀부는 제비 다리를 일부러 부러뜨리고 얻은 박에서 나온 도깨비들에게 봉변을 당했다. 당장 국내 로펌끼리의 경쟁에만 몰두해 서로의 제비다리를 부러뜨리는 데에만 열중하다가는 바다를 건너온 도깨비들에게 된통 당할 수 있다.

법률시장 개방을 앞두고 정작 우리 로펌들이 열중해야 하는 것은 스타 변호사 쟁탈전이 아니라 스타 변호사를 길러내는 일이다. 법률시장 최종 개방을 앞두고 우리 로펌들이 전문 변호사를 양성해 경쟁력을 강화하기 바란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