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고미술 이야기

(43) 경진자본 매월당집

김영복 KBS 진품명품 감정위원

'매월당집'은 조선 전기 금오신화의 저자 매월당 김시습(梅月堂 金時習: 1435~1493)의 시문집이다.

매월당은 당대에도 인기가 높아 그의 사후에는 그를 좋아하는 사대부 지식인들에 의해 시문집이 여러 번 편찬, 간행되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임진왜란 이전에 세 번이나 간행되었으나 현재 우리나라에는 어떤 판이든 간에 완전한 한질을 가지고 있는 기관이나 소장자가 없고, 일본 봉좌문고(蓬左文庫)에만 1583년에 간행된 책이 한질 남아 있다. 이 봉좌문고본 매월당집은 선조의 명으로 율곡 이이(李珥: 1536-1584)가 지은 '김시습전'을 붙여서 1583년(선조16년) 교서관(校書館)에서 경진자본(庚辰字本:재주 갑인자)으로 간행한 책이다.



매월당집의 편찬은 김시습 사후 18년이 지나 중종의 명에 의하여 유고의 수집이 시작되었다. 맨 먼저 음애 이자(陰崖 李: 1480-1533)가 10년에 걸쳐 겨우 3권을 수집하였는데, 이는 김시습의 친필본이었다고 한다. 그 후 눌재 박상(訥齋 朴祥: 1474-1530)과 창주 윤춘년(滄洲 尹春年: 1514-1567)이 계속해서 김시습의 유고를 수집했고, 이 과정에서 두 번에 걸쳐 시문집이 간행 되었다. 하지만 낟 권만 일부 전해져서 자세한 상황은 알 수 없지만 이 일은 모두 윤춘년이 깊이 관여한 것 같다. 바로 이 두 종류의 책이 모태가 되어 경진자본 매월당집(사진)이 간행되었다. 현재 유포되고 있는 신활자본 매월당집은 후손들이 1927년 이 경진자본을 저본으로 하여 중간한 것이다. 이 신활자본은 약간의 보유(補遺)한 시문을 제외하고는 경진자본과 동일하다.

경진자본 매월당집은 23권9책으로 편찬되었는데, 권1∼15는 시, 권16·17은 잡저, 권18은 논, 권19는 찬, 권20은 전설·변·서(序)·의(義), 권21은 명·잠·기·고(誥)·편(篇)·서(書), 권22는 소부(騷賦)·금조(琴操)·사(辭), 권23은 소주(騷註)·잡설로 구성되어 있다. 아까운 것은 이 책에는 그의 대표작의 하나인 '금오신화'가 들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예전 문집에는 단행본으로 별도로 편찬한 특수한 책은 문집 속에 넣질 않는 것이 상례였기 때문이다. 왜 그런지 이 경진자본은 국내에 낙질만 여기 저기 흩어져 있을 뿐, 현재 남아있는 모든 책을 합쳐도 한질이 되지를 않는다. 1973년 성균관대학교 대동문화연구원에서 일본의 봉좌문고에 전하는 책을 영인하고, 신활자본 매월당집의 부록 등 관련된 다른 책을 묶어 '매월당전집'으로 영인하여 간행하여 그 내용은 알 수 있다.

여기 소개하는 책은 경진자본 매월당집은 권21에서 권23까지 낟권 1책이다. 맨 마지막 책인 이 책 속에는 봉좌문고본에는 빠져있는 '매월당문집보유(梅月堂文集補遺)'가 수록되어 있어, 특별한 의미가 있다. 3편의 글과 부록 1편인데, 연구자들은 알고 있겠지만 '한국문집총간'에는 아직 들어 있지 않다. 어찌 보면 국내 유일본일지 모르겠다. 감회 3편 후서(感懷三篇後序), 정실명(靜室銘), 제조부문(祭祖父文)과 홍유손(洪裕孫: 1431-1529)의 제매월당선생문(祭梅月堂先生文)이 그것이다. 특히 제조부문은 조부에 대한 제문인데 매월당이 유학으로 돌아옴을 확실하게 보여 주는 글이라는 생각이 든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