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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주말

록 밴드 즐기는 배승희 변호사

기타 두드리면 잠자던 청춘 '꿈틀'… 에너지 재충전

 '원, 투, 쓰리, 포,', '두둥딱 두둥딱' 드럼의 카운트 연주가 시작되면, '징징징징~`

밴드의 리더인 베이스 기타가 뒤를 이어 박자를 맞추기 시작합니다. 이때 기타를 담당하는 저와 드럼을 맡은 멤버의 '아무렇게나' 하는 연주가 시작되지요.

그렇습니다, 이 밴드는 '아무렇게나' 하는 그야말로 소위 '록의 정신(?)'을 실현하는 3인조 밴드 '아무런 밴드'입니다. 홍대 앞의 작은 합주실을 빌려 1~2시간씩 아무렇게나 연주하는 이 밴드는 남들에게 설명해야 할 큰 의미도, 거대한 목표도, 뉴스를 논해야할 담론도 없습니다. 우리의 시작도 밴드의 리더의 가벼운 한마디가 계기가 됐습니다.

배승희 변호사(오른쪽)가 속한 '아무런 밴드' 멤버들이 지난 12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에 있는 한 합주실에서 영국밴드 뮤즈(Muse)의 명곡 타임 이즈 러닝 아웃(Time Is Running Out)을 연주하고 있다.  <사진=백성현 기자>

 '록' 분위기가 좋아 무작정 밴드에 들어
홍대 앞 합주실서 연습
아무렇게나 연주 한다고 이름도 '아무런 밴드'로
合奏 연습 부족하지만  '合酒' 자리는 꼭 챙겨

"배 변호사님, 일 많으시죠, 쉴 때는 뭐하세요?",

"그냥 쉬어요."

"그럼 기타 한번 쳐보실래요?"

우리 밴드는 감각적인 뮤직비디오를 만드는 것으로 유명한 문민주 감독과, 웨딩 동영상을 만들고 있는 현종호 감독, 그리고 변호사인 저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러한 인연은 제가 담당하던 사건의 당사자인 연예인의 뮤직비디오를 문 감독이 제작하면서 우연히 맺게 됐지요. 드럼을 맡고 있는 현 감독은 다른 밴드를 전전하다 역시 밴드의 리더 꼬임에 넘어왔고요. 참고로 현 감독은 다른 멤버보다 한참 어린, 88년생입니다.

제가 기타를 시작한 것은 아직 6개월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손가락에 굳은살이 생길 정도로 연습을 해야 사실 이러한 합주에 낄 수 있다고 하는데, 언제나 바쁘다는 핑계로 연습은 하지 않고 술자리에만 참석하며 밴드에 민폐를 끼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아직 초보인 기타리스트를 이끌고 가는 문 감독님은 항상 제게 "손가락에 피가 날 정도로 연습 좀 하라"고 하시지요. 저는 그때마다 문 감독님에게 술을 따라드리며 미안하다는 말을 대신 합니다. 사실 밴드 활동보다는 그저 적당히 즐기며 '락의 정신'을 느끼고 싶은 게 제 본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록의 정신'이란 합주 후 마시는 술을 뜻합니다. 술값은 열심히 내고 있습니다.

우리 밴드 멤버들은 전부 정규직이 아닙니다. 매일 내일을 걱정하며, 알 수 없는 밀림 정글 속에서 매일 전진하는 청춘들이지요. 이러한 청춘들이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취미가 바로 이 연주가 아닐까요.

저는 이렇게 홍대에서 기타를 치고 나오면서 서초동에서 느낄 수 없는 청춘을 느끼곤 합니다. 아직은 스스로가 젊다고 생각하는데 남들의 일을 해결해주려는 변호사 생황을 하다 보니, 스스로도 생각이 점점 닫히는 것을 느낄 때도 있습니다. 변호사로서의 업무를 쉼 없이 하다보면 어쩔 수 없이 스스로가 세운 인생의 목표를 잃어버리기 쉬운 것 같다는 것에 아쉬움을 느낍니다. 무언가 목표를 세우고 쉼 없이 달려갈 때의 희열도 있지만, 때로는 인생의 큰 목표를 잊어버려 나라는 존재도 희미해 질 때가 있습니다. 이때 취미를 가지고 있으면 최소한 그 시간만큼은 본인에게 집중하게 되고 그러다보면 다시 힘을 얻고, 자신이 세운 목표를 향해 정진하게 되는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변호사는 어울리지 않아'라는 편견에서 벗어나 최소한 취미만큼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눈치 보지 말고 해보셨으면 합니다.


                          
bsh489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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