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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오사카 변회 제21차 교류회의 참관기

허중혁 변호사(TV조선)

"출산과 육아는 일본 법조계서도 민감한 문제로"

지난 7월21일 서울 서초동 변호사회관에서는 서울지방변호사회(이하 '서울회')가 주최하는 서울회와 오사카 변호사회(이하 '오사카회')간의 제21차 교류회의가 있었다. 양 협회가 1993년 10월 교류협약을 체결한 이래 매년 양측이 번갈아 주최하고 있는데, 이번 교류회의는. 14명의 일본변호사 및 서울회 집행부와 국제위원회 일본소위원회 소속변호사들이 참석, 친목을 다지는 동시에 현안에 대한 토론의 장이 되었다. 이하에서는 서울회 국제위원회 일본소위원회의 일원인 필자가 이날 행사에 참여하여 보고 들은 양 협회 간 교류회의의 의미와 내용을 간추려 소개해 보고자 한다.

오후 1시쯤 변호사회관 5층에서 유정표 사무총장님의 개회사로 행사는 시작되었고, 이어서 나승철 서울회장님과 이시다 노리코 오사카회장님의 축하인사가 이어졌다. 이번 교류회의는 전체인원이 참여하는 전체회의 외에도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2개의 주제에 대한 분과회의도 추가로 진행되었다.

최승재 국제이사님의 사회로 시작된 전체회의의 주제는 '법조계에서 여성의 진출 및 활약'이었고, 먼저 한국 측을 대표하여 여성변호사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계신 허윤정 변호사께서 발표를 해 주셨다. 일본 측의 발표는 오사카회 최초의 여성회장이자 일본변호사연합회(이하 '일변연') 부회장인 이시다 변호사 외에 오사카회 양성평등추진본부 위원이신 이이지마 나에 변호사와 타이헤이 노부에 변호사 등 모두 세분이 번갈아 해 주셨다. 양국 여성들의 법조계 진출과 관련한 역사적 통계와 함께 유익한 논의들이 나왔고, 여성변호사들의 출산과 육아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오사카회의 경우 육아에 관심 있는 회원을 멤버로 하는 메일링 리스트를 통해 일과 육아의 양립에 대한 고민과 보육원 정보 등을 공유한다고 하며, 발표 내용 중에 나온 '변호사를 위한 출산 육아 핸드북' 같은 것은 우리에게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 측 발표자들은 발표 후 질문에 대한 대답 형식의 토론을 이어갔는데, 일본과 달리 한국은 판검사 중에 여성법조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선 한편으로 놀라면서 한편으로 고무된 모습이었다.

전체회의 후 주제별로 장소를 달리하여 분과회의가 있었다. 1층 회의실에서 열렸던 분과회의1의 주제는 국제중재였는데, 한국 측에서는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윤병철 변호사께서 '국제중재법원과 한국중재'라는 제목으로, 일본 측에서는 오사카회 국제위원회 위원이신 고바야시 카즈히로 변호사께서 '일본의 국제중재에 대해서'라는 제목으로 발표를 하셨다. 5층 인권실에서 열렸던 분과회의2의 주제는 개인정보 보호였는데, 일본 측에서는 일변연 정보문제대책위원회 위원장이신 사카모토 마도카 변호사와 오사카회 정보문제대책위원회 위원장이신 토요나가 야스오 변호사께서 일본의 개인정보보호법제에 대하여, 한국 측에서는 필자가 한국의 개인정보보호법에 대하여 발표를 하였다.

지난 7월 21일 서울 서초동 변호사회관에서 서울변호사회와 오사카변호사회가 전체교류회의를 마치고 분야별 분과회의를 가지고 있다.

아직까지 남성변호사의 육아휴직 사례 거의 없어
'개인정보 유출' 손배사건 대부분 개인 소송으로
개별 보상 15만원 수준… 많은 위자료 인정 안 해
국제중재에 대한 관심은 한국과 같이 점점 높아져

 
사실 갑작스럽게 발표를 맡게 되어 자료 준비와 질문에 대한 대비가 미흡하였는데, 다행히 일본소위원회 위원장이신 이후동 변호사님의 도움으로 준비와 발표를 어느 정도 소화할 수 있었다. 일본의 개인정보보호법 체계가 우리법과 달리 매우 복잡하게 되어 있어서 그 부분에 대한 질문도 사전에 전달하였더니, 토요나가 변호사께서 이에 관한 상세한 답변을 해 주셔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일본의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률은 제1장에서 제3장까지는 민과 관에 통합 적용되지만, 제4장 이후는 민간에 적용되는 일반법으로 기능하고 공적 부분에 대해서는 별도 법률이 적용되는 구조로 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그 외 인상적이었던 대목은 개인정보 유출사고와 관련한 손해배상에 관한 질문이었다. 개인정보 유출사고와 관련하여 집단소송이 많은 우리와 달리, 일본에서는 집단소송이 별로 행해지지 않고 대부분 개인적으로 소송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소송에서 승소해도 우지 市 주민기본대장정보 유출사건에서 원고가 받았던 손해배상액은 1만 5천엔 정도에 불과했다는 점을 보면, 10만원 이하로 인정받는 우리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양국 모두 개인정보 침해와 관련하여 많은 위자료를 인정받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필자는 발표 말미에 얼마 전 있었던 유럽사법재판소의 '잊혀질 권리' 판결을 언급했는데, 일본에서는 아직 이에 대한 논의가 거의 없으며 우리가 먼저 법제화를 논의 중인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와 법 문화가 가장 유사한 일본의 법제 및 법조계 현황은 우리 법제뿐만 아니라 우리 법조계의 미래에도 많은 참조가 될 수 있다. 이번 행사를 통해서, 일본 법조계에서도 출산과 육아가 민감한 문제가 되고 있는 것, 그리고 아직까지 남성 변호사가 육아휴직을 신청한 사례가 거의 없는 점 등을 알 수 있었다. 우리 역시 여성 변호사들이 임신 또는 출산하는 경우 직장에서 경험하는 차별적 요소들이 적지 않고 남성 변호사의 육아휴직은 아예 보기도 어려운 점에서, 한일 양국이 모두 당면한 문제로서 개선되어야 할 점이 아닌가 싶다. 또한 우리와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도 국제중재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으며, 일본에서는 진부한 이슈가 된 줄 알았던 개인정보 보호 관련 법적 논의가 계속 진행되고 있는 현안임을 다시 한 번 엿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다만 일본의 경우 개인정보 관련 법률의 시행 후 사업자들이 법 위반을 우려하여 적법한 요청에도 제공을 거부하는 등의 과잉 반응이 나오고 있는데 비해, 우리의 경우 개인정보보호법이 시행된 지 3년이 되어 가는데도 주민등록번호의 수집 등 사업자들의 법 위반이 여전한 것은 규제정책적으로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 생각된다.

끝으로, 부족한 발표를 도와 주신 이후동 변호사님과 송영욱 변호사님 및 발표를 통역해 주신 김재구 변호사님, 그리고 그 외 행사의 진행을 위해 고생해 주신 서울회 집행부 및 사무처 직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서울회와 오사카회의 교류가 계속되면서 더욱 발전하길 기원한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