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취재수첩

[취재수첩] '로스쿨 이탈' 대책 없나

홍세미 기자

"학생들이 학업을 중단하는 이유가 뭔가요?"

정말 궁금해서 물어봤다. 입학 경쟁률이 높기로 유명한 이 명문대 로스쿨을 그만둔 학생들은 지난 5년간 22명이 넘었다. 다른 로스쿨과 비교해도 두드러지는 수치였고 경쟁 상대로 알려진 로스쿨보다는 7명이나 더 많았다.

전화기 너머로 심드렁한 대답이 돌아왔다. "학교가 그걸 일일이 다 파악하고 있진 않아요."

어렵사리 로스쿨 자퇴생 A씨를 만나 겨우 사정을 들을 수 있었다. 약대를 졸업한 A씨는 약사 출신 법조인이 되는 것을 꿈꿨다. 하지만 선배들이 취업에 애를 먹는 것을 보면서 불면증에 시달렸다. 로스쿨생으로 보낸 3년의 세월을 졸업 후에 보상받을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질 않았다. 고민하던 A씨는 학업을 접고 1년 만에 약국으로 돌아갔다.

변호사 업계가 어렵다는 소문이 파다해지면서 로스쿨에도 여파가 미치고 있다. 로스쿨이 처음 문을 연 2009년 이후 5년 만에 법조인을 꿈꾸며 로스쿨에 입학한 433명이 학교를 떠났다. 다른 로스쿨에 입학해 법조인이 됐거나 법조인의 꿈을 키워가는 사람도 있지만, 최근에는 법조인이 되겠다는 꿈을 아예 접는 학생들이 크게 늘었다. 특히 다른 전문 직역 자격증을 갖고 있던 로스쿨생들의 이탈이 두드러진다. 이런 현상은 법조계, 특히 변호사 업계의 장래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로스쿨생 이탈이 가속화하면 지금도 적자 행진을 하고 있는 로스쿨은 운영이 더욱 어려워진다. 장기적으로 양질의 법조인 양성이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교육당국과 로스쿨은 수수방관하고 있다. 오히려 이탈 원인을 숨기는 데만 급급하는 것으로 보인다.
로스쿨생의 학업 포기는 변호사 업계의 불황 탓이 크지만 학교에도 책임이 있다. 법조계 밖에서 법조인이 해야 할 일이 많다. 로스쿨들이 어려운 환경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법조인의 사명과 진로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는 등 사기 진작에 적극으로 나서기 바란다.
리걸에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