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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취재수첩] 표류하는 변호사업계

김재홍 기자

"이 아수라장(阿修羅場)을 해결할 대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최근 평소 존경하던 한 대형로펌 대표변호사와 함께 식사를 하다 질문을 받았다. 지난달 28일자 3면에 쓴 '법조계 세대 갈등' 관련 기사를 본 모양이었다. 선배 법조인들은 '후배들이 법조인으로서의 사명감 없이 한낱 직장인으로 전락하고 있다'며 한탄하지만, 정작 후배들은 선배들의 그런 잔소리가 자신들의 현실을 모르는 '배부른 소리'라고 볼멘 목소리를 낸다는 내용의 기사였다.

갑작스런 질문에 말문이 막혔다. "이미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변호사 단체나 개인 변호사 등 누구든 나서서 위원회라도 만들어 법조계 내부의 소통과 통합을 이뤄내야 하지 않을까요"라는 공자님 말씀 외에는. 고민과 취재는 많이 했지만 정확한 대안이 잡히지 않아 답답한 마음에 '머리를 맞대 보자'라는 취지에서 쓴 기사였기 때문이다.

최근 변호사업계는 영화 '명량(鳴梁, 울돌목)'의 거친 소용돌이에 갇힌 이순신의 대장선과 같은 형국이다. 일거리 가뭄과 치열한 경쟁에 방치된 채 표류하고 있다.

개업 변호사와 영세로펌들은 대형로펌과 전관 변호사들의 싹쓸이 수임에 못 살겠다고 아우성이고, 대형화 딜레마에 빠진 대형로펌은 법률시장 개방 여파와 수익률 저하로 몸살을 앓고 있다. 눈 앞의 이익에 급급해 보따리 사무장을 들였다가 낭패를 보는 변호사가 있는가 하면, 사건 브로커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여기에 사법연수원 출신과 로스쿨 출신의 반목에, 신구 세대간 갈등까지 더해지고 있다.

그런데도 대한변호사협회 등 변호사들을 대표하는 단체는 이렇다할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 흔한 '특위' 하나 만들었다는 이야기도 없다. 이젠 너무 '상시적(常時的)'인 문제라 답도 없다고 체념한 것인가.

명량의 거친 바다에서 이순신의 판옥선을 구한 것은 죽음을 각오하고 밧줄을 던져 배를 끌어낸 필부(匹夫)들이었다. 표류하는 법조계에는 누가 밧줄을 던져 줄 것인가. 변호사단체들부터 이 문제에 대한 답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