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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포럼

변호사로서 평등하게 대우받을 권리

이찬희 변호사(법무법인 정률)

자정을 훌쩍 넘긴 늦은 밤이다. 연차가 늘어나면 퇴근시간이 빨라질 줄 알았는데 변호사 업무는 질량불변의 법칙인가보다. 할 일이 남았지만 연차보다 더 떨어지는 '저질 체력' 때문에 자리를 정리하기로 하였다. 방문을 열고 나오니 앞방의 불빛이 환하다. 올해 입사한 로스쿨 3기인 새내기 변호사의 방이다. 늦은 시간까지 무슨 일을 하는지 궁금해서 노크를 하고 방문을 열어본다. 좁은 방안에 열기가 후끈하다. 내일까지 변론요지서 초안을 작성해서 파트너 변호사에게 제출해야 한단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관계로 입사 이후 몇 건의 서면 작성을 부탁하고 의뢰인과의 상담에 동석했었다. 항상 열정적이고 법률지식 또한 훌륭해서 여러 파트너들이 칭찬을 하는 변호사이다. 그런데 이렇게 우수한 변호사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10월까지 제약이 많다. 변호사법 제21조의 2는 로스쿨 출신 변호사는 6개월 이상 법률사무종사기관에서 법률사무에 종사하거나 연수를 받지 못하면 단독으로 개업하거나 법무법인 등의 구성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제31조의 2에서는 로스쿨 출신 변호사에게 6개월의 기간이 경과하기 전에는 사건 수임도, 변론도 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북한도 아니고 출신 성분 때문에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게 하는 규정이 변호사법에 있다니….

로스쿨 출신은 법률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얼마나 있는지, 로스쿨에서 어떠한 교육을 받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변호사등록을 하고도 의무적으로 6개월의 연수를 받아야 한다는 발상은 도대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궁금하다. 혹시 처음 로스쿨을 발족할 당시 우리의 현실에서 로스쿨을 도입하는 것에 대하여 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도입 반대를 외치는 법조계의 주장을 무마하기 위한 타협책으로 만든 규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아직도 교수진 구성이나 교과목, 교육 방법 등 여러 방면에서 우리 로스쿨 제도에 문제가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동감한다. 하지만 로스쿨 출신 변호사 모두를 제대로 교육받지 못했다거나 능력이 부족하다고 획일적으로 평가하는 것에는 절대 동의할 수 없다. 이미 3년 동안 배출된 우수한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을 직접 경험해 보았기 때문이다.

헌법 제11조의 평등권의 주체인 모든 국민에는 당연히 변호사도 포함된다. 변호사라면 어떠한 시험을 통하여 자격을 취득하였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변호사로서 평등하게 대우받을 권리가 있다. 변호사법 제21조의 2와 제31조의 2는 폐기되어야 하는 대표적인 불평등 규정이다. 출발부터 불평등한 대우를 받은 변호사들에게 어떻게 국민의 자유와 평등을 위하여 일하라고 요구할 수 있겠는가. 대한변협이나 각 지방변호사회가 그들만의 리그를 인정하는 배타적 단체가 아니라면 이제는 불평등의 폐지를 위하여 목소리를 내야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