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취재수첩

[취재수첩] 궁금한 '징계처분' 전말

신소영 기자

"감봉 4개월이면 중징계인데, 뒷이야기가 있지 않나요?"

지난 16일 현직 판사가 국선변호인의 선임 결정을 취소하는 결정문에 날짜를 허위로 기재한 것으로 드러나 감봉 4개월의 처분을 받은 것이 보도되자, 평소 친분이 있던 판사에게서 연락이 왔다.

재판 도중 피고인에게 "마약 먹여 결혼했나"라고 말해 물의를 빚은 막말 판사도 감봉 2개월의 징계처분을 받았는데, 결정문에 날짜를 소급해 적었다고 감봉 4개월이라니…. 판사 사회가 술렁일 만한 일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징계처분 사실이 보도된 다음 날 그 '뒷이야기'가 나왔다. 해당 판사가 재판 도중 피고인에게 불리한 증거에 동의할 것을 국선변호인에게 요구했고, 변호인이 이를 거부했는데도 부동의한 증거를 바탕으로 유죄를 선고했다는 것이다. 변호인이 동의하지 않은 증거를 유죄의 근거로 삼기 위해 날짜를 소급해 변호인 선정을 취소하고 변호인이 법정에 출석하지 않은 것처럼 조작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기에 충분했다. 만약 사실이라면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해야할 책무가 있는 판사가 오히려 헌법상 기본권인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정면으로 침해한 것이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징계의 수위가 너무 낮다"는 여론이 일기 시작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해당 판사가 왜 그런 무리수를 뒀는지는커녕 법관징계위원회에서 이같은 의혹이 논의 대상이 됐는지, 의혹이 사실로 인정됐는지조차 밝히지 않고 있다. 이미 징계가 끝난 일에 대해 더 밝힐 입장이 없고, 해당 판사에게 소명을 요구할 수도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오히려 "국선전담변호사 관리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한 대한변협을 향해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대법원은 외부의 부당하고 과도한 압력과 징계 요구로부터 판사를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국민적 의혹이 된 사안에 대해서는 전말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적정한 징계가 이뤄졌다는 점을 설득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해당 판사를 보호하고 사법부의 신뢰를 지키는 일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