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취재수첩

[취재수첩] 법률서비스, 공공재로

김재홍 기자

현대인들에게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자격으로 불리며 세인들의 부러움을 사던 변호사들도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이미 만성화된 상태다. 치열한 경쟁 때문이다.

스트레스의 근원은 '일감 부족'이다. 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니 기업과 투자자들의 행보가 위축되고, 덩달아 일반인들까지 허리띠를 졸라매 변호사들이 맡을 사건도 줄었다. 공장도 짓고, 인수합병도 하고, 돈 거래도 활발해야 법률 자문거리나 소송이 많아지는데, 경기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변호사단체들은 폭증하는 변호사 공급을 해결하는 수단으로 일자리 창출에 주력해왔다. 준법지원인제도, 사내변호사 확대 등이다. 하지만 준법지원인은 대상 기업의 범위가 줄어들면서 효과가 반감됐다. 사내변호사의 증가는 취업 문 확대에 기여하긴 했지만, 기업들이 외부 로펌 등에 아웃소싱하던 법률자문 사건의 일부를 사내변호사들에게 맡기면서 법률자문 사건이 줄어들었다는 볼멘 소리도 들린다.

그렇다면 만병의 근원을 치유할 백약의 으뜸은 뭘까. 일단 지금과는 다른 시각에서 접근해 보자. 변호사 시장의 수요와 공급을 지금처럼 자유 방임할 것이 아니라, 법률서비스를 교육이나 의료 같은 공공재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 보고 대책을 마련하면 어떨까. 교육과 의료는 부의 유무에 관계없이 모든 국민이 일정 수준 이상의 서비스를 누려야 할 가치재다. 법률서비스 역시 마찬가지다. 돈이 있든 없든 법률적인 문제가 생기면 최소한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누구나 변호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변호사 필수주의와 함께 버스 공영제와 비슷한 변호사 공영제를 실시하고 소요되는 비용은 건강보험처럼 국가나 공·사적 법률보험으로 충당하는 방식은 어떨까.

분쟁의 예방과 해결을 국민 각자에게만 맡길 것이 아니라 갈등 조정이라는 사회적, 국가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을 공론화해보자. 그래서 법률서비스가 공공재로 받아들여지면 변호사 일감 문제를 덜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배고픈 사자보다 더 무서운 일감 없는 변호사'가 나오는 것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리걸에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