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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포럼

법률시장 제3단계 개방과 법무사

이남철 법무사(서울중앙지법 외부회생위원)

지난 2011년 11월, 한-미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국회 비준절차가 최루가스의 배경 화면 속에서 진행되었다. 협정 발효 후 2년6개월 동안 인적, 물적 교류와 더불어 선진국 법률서비스의 국내 진출이 점차 확대되고 관련 무역적자가 큰 폭으로 증가되었다.

법률시장은 3단계로 나누어 개방되는데, 1단계는 FTA 발효와 동시에 시행되는 외국 로펌의 국내사무소 개설 단계, 2단계는 협정 발효 후 2년내 시행되는 외국로펌의 국내사무소와 한국법률사무소간의 업무제휴와 수익배분이 가능한 단계, 3단계는 협정 발효 후 5년 내 시행되는 합작사업(동업)과 한국 변호사 고용 단계이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개방 여파로 법률시장 무역적자가 개방 첫해인 2012년 6억달러를 돌파하고, 2013년엔 7억달러(7000억원)선을 넘어섰다. 2007년과 비교하면 6년새 적자폭이 5배 이상 급증했으며, 3조원대로 추정되는 국내 법률시장 총 매출액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FTA에 따른 법률시장 개방은 2단계를 거쳐 이제 3단계가 2년 앞으로 다가왔다. 국내기업의 해외비지니스에 대한 외국 로펌의 시장 점유율 확대와 국내 시장 진출을 위한 인력 스카우트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에 따른 국내 대형로펌 → 소형법무법인 → 개인 변호사ㆍ법무사사무실 이렇게 차츰 아래로의 경쟁과 인력 스카우트 도미노 현상이 전개되고 있다.

법무부는 지난 5월 9일 대책을 세우기 위해 '외국법자문사법 개정위원회'를 구성하였다. 이 위원회에서는 외국로펌과 국내로펌의 합작회사인 조인트벤처(Joint Venture)의 지분 비율 등 핵심 쟁점을 논의하게 된다. 법무부는 미국보다 먼저 2016년 7월 영국을 포함한 유럽연합에 처음으로 3단계 최종 개방이 이뤄지는 점을 감안해 내년 6월까지는 외국법자문사법의 개정안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법조계의 한축으로서 국민의 실생할과 가장 가까운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법무사 관련 부분은 빠져있다.

사법제도개혁이나 법조인력양성(로스쿨도입)이나 국제경쟁력강화 등 굵직굵직한 주제를 다룰 때마다 법무사는 잘 다루지 않는다. 법무사 시장 또한 지켜내야 할 우리경제의 한 영역임에 틀림이 없건만 그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법무사의 국제경쟁력강화를 위한 프로그램은 고사하고 '법무사'라는 용어에 대한 수호의 방안 또한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는 사이 최근 인터넷 상으로 떠도는 단어가 '미국법무사'라는 것이다. 미국에서 변호사를 보조하는 직업군으로 형성되어 있는 패러리걸(Paralegal, 변호사 보조원)이나 LDA(Legal Document Assistant, 법률문서 보조원)를 '미국법무사'라고 이름 붙여 유학이나 자격증 취득을 주선하는 광고를 하고 있는 것이다.

제3단계 법률시장개방을 목전에 두고 있는 상태에서, '법무사'라는 이름과 법무사시장을 지키고 국제경쟁력강화를 위해서는 이미 2009년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발표한 '전문자격사 제도 개선방안 연구'라는 보고서에서 제시된 몇가지 개혁안에 대한 추가적인 논의와 시행, 그리고 법무사가 해외에 진출하는 등 국제법무사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