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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언

경마장 길목에서의 단상

위은진 변호사(법무법인 민)

주말에 놀이동산에 가는 길은 많은 차들로 꽉 막혀 있었다. 놀이동산뿐 아니라 인근 경마장으로 가는 많은 차들이 길목을 막아 정체가 가중됐다. 화창한 주말에 많은 사람들이 경마장으로 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족들과 나들이를 하기 위해서 또는 오락거리로 찾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경마로 한탕을 해 보겠다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도박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지만 허가된 도박은 쉽게 접할 수 있다. 행운의 주인공을 꿈꾸며 도박에 빠져든 사람들은 가산을 모두 탕진하고 이전에 살아왔던 삶으로 복귀하지 못한 채 언젠가는 일확천금을 얻을 수 있다는 허망한 꿈을 꾸며 또다시 도박장으로 향하곤 한다. 허가된 도박장에는 도박으로 큰 부자가 되었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자신은 행운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꿈을 꾸며 불나방처럼 뛰어드는 것일까? 지나친 비약일 수도 있겠지만 우리 사회가 공정하고 정당하게 사는 사람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주지 못하기 때문인 것 같다.

직장인 평균 점심값 6219원에도 못 미치는 시급 5210원의 최저임금, 노동자들이 세계 최장의 노동시간을 기록해가며 일한 대가로서 당연히 지급받았어야 할 임금을 주지 않은 기업을 나무라는 것이 아니라 기업 경영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주지 않아도 된다는 사법부의 판결, 이에 반해 적자 기업에서조차도 재벌기업의 총수와 그 가족이 수억에서 수백억원을 배당받아 가고, 돈 있는 사람에게는 그들이 가진 경제력에 따라 벌금 액수를 정해 벌금형을 선고하는 것이 처벌의 형평성에 맞을 것인데도 오히려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의 일당을 책정하여 노역장유치를 선고하는 현실에서, 사람들이 정정당당하고 성실하게 살아갈 이유를 잃어가고 있는 것 같다.

어떤 부모 밑에서 태어났느냐가 그 사람이 살아갈 평생을 좌우하고 본인의 부단한 노력과 열정에도 불구하고 삶의 돌파구를 찾아내기 어렵다면, 사람들은 결국 노동의 가치를 폄하하고 성실하고 정당한 사람을 어리석은 사람으로 간주할 것이다. 그리고는 결국 반칙과 부패, 투기와 한탕주의만 난무할 것인데, 작금의 현실에서 이러한 모습들이 보여 경마장으로 가는 차들이 예사롭지 않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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