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독자마당, 수필, 기타

(수상) 순국

조능래 법무사(대전) -제3092호-

‘순국’ (Dying for one’s country)은 나라를 위하여 ‘목숨’을 바치는 것을 뜻한다. ‘목숨’은 누구나 똑같이 평등하게 하나밖에 없다. 그러기에 이 세상에서 ‘목숨’과 바꿀 수 있는 것이 그 무엇이랴. 지위? 명예? 권력? 부? 이런것이 목숨과 견줄 때 무슨의미가 있겠는가. 그렇게 귀중한 목숨을 아낌없이 국가를 위하여 바친 서해교전의 젊은 장병들이 있다. 그것도 미처 피워보지 못한 애띤 삶의 죽음들이다. 그들은 호국의 간성으로서 그동안 잊혀져가는 듯 하던 ‘순국’의 의미를 우리에게 되새겨 보게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그들 영령앞에 과연 나 자신은 국가를 위하여 어떤 희생을 하였는지 부끄러운 자화상앞에 숙연히 단추를 여미게 만든다. 그들에게도 사랑하는 아내, 석달밖에 안된 딸, 부양해야할 부모, 어린 동생, 결혼식도 못올린 애처러운 애인이 있다. 푸르른 6월의 조국의 산하를 뒤로하고 피워보려던 모든 꿈을 접고 눈을 감아야 했던 이땅의 젊음들, 그들은 말할 것이다. 하늘을 나는 이름모를 새들이여! 지나가는 싱그러운 바람이여!내 사랑하는 부모, 형제, 아내, 아들, 딸, 애인에게 전해다오. 우리는 조국을 위해 이 한목숨 기꺼이 바쳤노라. 대전의 국립묘지 한 귀퉁이에 외로히 누웠으나 자랑스러운 나의 죽음에 후회는 없다. 이제 당신들은 슬픔을 걷어내고 평상으로 돌아가 진정 전쟁이 없는 그래서 다시는 우리와 같은 비극이 되풀이 되지 않는 그런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하여야 한다. 이제 우리 살아있는 사람들과 국가가 하여야 할 몫이 자명해졌다. 정말 ‘냉철’하게 생각을 가다듬어 보아야 할 때다. 근년에 들어 호국, 보훈의 의미가 점차 퇴색해가는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순국, 선열들의 호국희생이 없었다면 어찌 오늘의 경제부흥은 물론 월드컵 4강의 국민축제가 가능하였겠는가. 그들과 그들 유가족들이 너무 초라해져서는 아니된다. 국가는 응당 그들에게 최대한의 예우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미국이 2차대전이후 세계도처에 묻혀있는 실종 유해의 뼈 한조각이라도 찾기위하여 지구곳곳을 뒤지고 유가족이 나라의 영웅으로 긍지를 가지고 살게 배려해주는 미국정부의 정책을 보면서 왠지 서글픔이 앞서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이 아닐 것이다. 강한 미국의 힘이 어디서 연원하는지 알것같다. ‘애국심’과 ‘튼튼한 안보’는 구호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또 전쟁방지는 전쟁 억제력이 있을때만이 가능함을 역사는 웅변으로 보여주고 있다. 군은 사기를 먹고사는 집단이다. 꺾여진 군의 사기와 명예회복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 서해교전의 용사들은 나라가 나에게 무엇을 해주기를 바라기전에 내가 나라를 위하여 무엇을 할것인가를 죽음으로 실천에 옮겼다. 마침 인기리에 방영중인 TV 드라마 ‘명성황후’가 국방에 대한 사전대비가 허술하여 외세에 침탈당하면 어떤 불행을 겪게되는지 실감나게 보여주고 있다. 정부는 월드컵에서 보여준 국민들의 열정과 하나됨을 다시 애국심으로 승화, 결속시키는 후속정책을 펴는데 시기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국민들에게 더 이상 안보에 대한 불안감도 심어주어서는 아니된다. 특히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순국, 선열, 호국이라는 단어가 낯선용어가 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그리고 순국한 서해교전의 용사들이 진정한 우리의 영웅으로 떠오를 수 있을 때 우리나라의 안보는 굳건한 초석을 다지게 될 것이다. 다시한번 서해교전에서 산화한 전몰장병들의 명복과 부상장병들의 조속한 쾌유를 빈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