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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법치는 어떤 모습인가

위은진 변호사(법무법인 민)

법치주의 원리는 '인(人)의 지배'나 '힘의 지배'가 아닌 '법(法)에 의한 통치'를 말한다. 따라서 법치국가는 모든 국가적 활동과 국가적 생활이 국민의 대표기관인 의회가 제정하여 민주적 정당성을 갖춘 법률에 근거를 두고 법률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므로 법치국가에서 법은 국가 권력 발동의 근거로서의 기능을 수행할 뿐만 아니라 국가권력을 제한하고 통제하는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법치주의는 현대 민주국가에서 헌법적 원리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고, 특히 대의제 민주국가에서는 통치 구조를 지배하는 기본원리이며 국가 권력 발동의 준거원리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의 법치국가는 어떤 모습인가? 우리나라는 최고 법규로 간주하는 성문헌법이 있고, 대한민국 헌법에는 다양한 인권을 보장하고 적법절차를 강조하며 권력분립의 원리와 위헌법률심사제를 채택하는 등 법치국가로서의 모습은 갖추고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이 법과 제도가 갖추어져 있다고 법치주의 원리가 작동하고 있는 법치국가라 볼 수 있을까? 작금의 상황을 보면 우리의 법치주의는 위기에 빠져있다.

우리는 과거 수차례 '통치의 합법성'은 있으나 '통치의 정당성'은 결여된 형식적 법치주의 하에서 법률이 국민 개인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국가 기관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하여 국민 개인을 억압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었던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다. 당시 공권력은 의회가 제정한 법률에 의거하여 그 법을 집행한다는 미명 하에 국민 개인에게 고문, 폭력 등 가혹행위를 하고, 증거를 조작하여 권력을 유지하였다.

그런데 2014년 현재, 아픈 과거사는 단지 과거의 역사로만 기억되지 않고 여전히 진행되고 반복되고 있는 개탄스러운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이제는 국가 권력에 의한 개인의 억압뿐만 아니라 자본주의 사회의 힘인 돈에 의한 지배마저 우리 사회 곳곳에 만연되어 있다. 정의로운 법이 설 자리를 잃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추구하는 법치주의는 단순히 법률에 의거한 국가 권력의 행사가 아니라 정의의 실현을 그 내용으로 하는 법에 의한 통치, 권력이나 돈을 가진 강자(强者)는 통제하고 약자(弱者)는 보호하는 법과 그 집행이 이루어지는 사회가 아닐까 싶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