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찬반토론

[찬반토론] 법관평가 하위명단 공개 - 찬성

설현천 변호사(서울회)

 법관평가에서 '하위법관'으로 지목된 법관들의 실명을 공개하는 문제를 두고 법원과 서울지방변호사회가 마찰을 빚고 있다. 서울변회는 하위 평가를 받은 판사들을 재판 업무에서 배제시키는 등 인사에 반영해 대법원이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법원 측은 명예훼손의 우려와 함께 사법부의 독립성을 침해할 수 있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일단 서울중앙지방법원(원장 이성호)과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나승철)가 협의체를 구성해 법관평가와 소송절차 개선방안 등에 대한 적절한 해법을 찾기로 해 간신히 파국은 면했다. 하지만 하위법관 실명 공개를 둘러싼 논란은 법조계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계속되고 있다. 하위법관의 실명을 공개하는 방안에 대한 찬·반 의견을 통해 바람직한 법관평가의 방안을 모색한다. <편집자 주>

사실 누군가로부터 평가를 당한다는 사실을 달갑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법을 심판하는 법관이 반대로 판단의 대상이 된다는 사실은 법관에게 있어 그 평가의 좋고 나쁨을 떠나 모욕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명단공개에 찬성하는 근거는 다음과 같다.

첫째, 명단을 공개하지 않으면 법관평가의 실효성을 갖출 수 없다. 법관평가제도가 시행된 이후에도 명단이 공개되지 않아 하위평가법관들이 아무런 불이익도 받지 않고 다음해에도 비슷한 스타일의 재판을 계속하는 등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하여 표본이 적으므로 평가의 신뢰성이 인정되기 어렵다는 우려가 있다. 그러나 매년 공통된 인사들이 하위법관으로 선정되는 점에서 오히려 신뢰성이 이미 검증된 것으로 볼 수 있는 측면이 강하다.

둘째, 법조계 스스로 개혁해야 한다. 유감스럽게도 최근 흥행하였던 영화 부러진 화살, 도가니, 변호인 모두 공통적으로 법조인의 부끄러운 모습을 담고 있다. 명단공개를 통하여 국민의 법조계에 대한 낮은 신뢰지수를 높일 수 있다.

아무런 불이익 없다면 법관평가의 실효성 상실
재판진행의 통제 장치… 당사자 등 인권도 보호

 

셋째, 법관의 재판진행에 대한 통제장치가 없다. 법관의 구체적인 언행과 사실적인 재판진행이 녹음되지 않을 뿐 아니라 대부분 조서에 기재되지 않기 때문에 상급법원은 물론 이를 감독하고 통제하는 장치가 없다. 그러므로 가정적인 기우이기는 하나 법관의 불공정한 재판진행과 부적절한 언행을 명단공개를 통하여 통제하여야 한다.

넷째, 당사자와 변호인의 인권을 보호하여야 한다. 물론 하위법관의 명단을 공개하는 것 또한 당해법관에게 치명적일 수 있지만 부적절한 재판진행으로 공개법정에서 상처를 받고 모욕을 당한 당사자와 변호인의 명예 또한 인권보장을 사명으로 하는 우리 법조인이 고민해보아야 할 문제가 아닐까? 이에 대하여 "이기면 좋은 판사고 지면 나쁜 판사"로 평가될 것이기 때문에 억울한 피해자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배당된 사건의 대부분을 패소판결하는 법관은 없을 것이므로 승소판결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점, 패소한 변호사들끼리 연합해서 나쁘게 평가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점에서 받아들이기 어렵다. 한편, 하위평가를 받은 법관에게 해명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점은 법관평가제도의 상당한 문제점일 수 있다. 그러나 대학에서 실시되고 있는 교수평가에서도 하위평가를 받는 교수가 다음해에는 상위평가를 받을 수 있다. 법관평가가 나쁜 판사를 가려내서 벌 주자는 취지는 아니다. 자신의 재판을 한번 되돌아보고 초심으로 돌아가 국민을 섬기는 자세로 멋진 판사로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해명의 기회로  삼을 수 있지 않을까? 미국 법정드라마를 보면 법관은 법정에서 부드럽고도 권위 있는 카리스마로  멋진 재판진행을 한다. 검찰, 변호인, 배심원, 당사자, 방청객 할 것 없이 판사의 절대적 권위를 존중하고 신뢰하며 순응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미국민의 공권력과 법에 대한 절대적 신뢰의 모습은 배심제도 등 선진적인 사법제도 등에 의하여 국민들이 법의 지배에 대하여 절대적으로 순응하는 문화에 형성된 것이다. 참으로 부러운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우리 대한민국도 못할 것 없지 않은가?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미국의 배심제도를 변형하여 국민참여재판제도를 도입하였고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국민참여재판제도와 함께 법관평가제도는 사법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이는데 좋은 방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법언처럼 의심스러울 때는 국민의 입장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헌법 제 27조에 모든 국민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다. 국민에게 좋은 재판을 선물하기 위하여 비록 아프지만 하위평가법관을 공개하여야 한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