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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포럼

미국 대마초 합법화와 우리나라 게임 중독법안

윤배경 변호사(법무법인 율현)

2008년 오바마 정부가 처음 의료용으로 대마초를 합법화했다. 플로리다 주는 대마초를 의료용으로 합법화한 이후 연 1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일단 빗장이 풀린 탓일까, 최근 미국 콜로라도 주와 워싱턴 주에서는 아예 오락용으로 대마초를 사용해도 좋다고 해 버렸다. 효과는'직방'나타났다. 대마초가 합법화되자마자 우리나라 강원도와 비교되는 산골 동네 콜로라도에 경제 활성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고 전해진다. 로키산맥의 아름다운 산수를 구경하면서 대마초를 취급하는 상점을 순방하는 여행 상품은 하루 300달러라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예약이 어려울 정도란다. 대마초를 합법화함으로써 세수를 더 거두겠다는 주 정부의 도박이 맞아 떨어진 셈이다.

아직 미국 연방정부는 대마초 흡연을 불법화하고 있지만, 오바마 대통령마저 "대마초가 연방정부의 국정 우선 순위가 아니다"라고 말해 이 문제에 개입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대마초의 합법화에 대하여는 과거부터 많은 논의가 있어 왔다. 합법화를 주장하는 측은 대마초가 진통 효과와 더불어 긴장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는 반면, 중독성은 담배나 알코올, 심지어는 커피와 비교해도 낮다고 한다. 따라서 대마초를 마약처럼 취급하는 것에 반대한다. 일부에서는 대마초의 사용이 불법화된 데에는 담배회사와 제약회사의 강력한 로비가 있었다는 음모론마저 제기한다. 대마초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다면 담배의 소비가 줄 것이기 때문이다(실제로 대마초에는 니코틴 성분이 거의 없다고 한다). 일반 소비자들이 지천에 깔린 대마 잎에서 강력한 진통 효과와 진정 효과를 얻어낸다면 제약회사의 매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임에 틀림 없다.

그러나 음모론은 음모론에 그칠 뿐이다. 대마초에는 50여 종의 발암물질이 포함되어 있다. 장기간 복용할 경우 상당한 뇌 손상을 일으킨다. 대마초를 흡입하면 강력한 환각 작용을 일으킨다고 전해진다. 이러한 상태에서 본인도 예기치 못한 불미스러운 행위(?)를 일으키기 싶다. 가장 큰 우려는 대마초가 다른 마약을 사용하게 되는 통로가 된다는 데 있다. 의료용이 오락용으로 둔갑하듯이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대마초를 합법화하기에 이른 것은 결국 마약 단속에 드는 비용을 줄이고 이를 상품화함으로써 주와 연방정부의 세수를 늘리겠다는 셈법이 있는 것이다. 역시 자본주의 종주국답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인터넷 게임 중독 문제로 치열하게 다투면서 2013년을 보냈다. 2011년 청소년의 인터넷 심야 사용을 금지시켰음에도 이것도 모자라 게임을 도박처럼 다루겠다는 발상이다. 중독이 무서운 것은 그 금단 현상 때문이다. 금단 현상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너무 큰 탓이다. 그러나 인터넷 게임에 몰입한 사람들에게는 중독물질에 대한 갈망, 금단 현상이 거의 없다고 한다. 게임 중독 증세를 보이는 환자들의 경우를 보면 10대 청소년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20~30대 성인은 우울증으로 인해 중독 증상을 보인다고 한다. 게임이 문제가 아닌 다른 원인에서 문제를 찾아야 한다는 말이다. 가칭 '게임 중독법'은 증상을 원인으로 오인하고 있는 셈이다. 부작용이 더 걱정이다. 인터넷 인프라를 기초로 경쟁력을 갖춘 우리의 게임 산업의 싹을 자를지 모른다. 창조경제에 대한 배려를 찾아 볼 수 없다. 그럼에도 세수 감소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듯하니 우리나라가 '뼈 속까지' 자본국은 아닌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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