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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포럼

민간 부패

박영수 변호사(법무법인 강남)

일반적으로 부패(corruption)란 정치, 사상, 의식 등의 타락을 의미한다. ISO26000에서는 부패란 위임된 권력을 사적이익을 위해 남용하는 것 이라고 정의한다. 권한과 반칙의 부산물이 부패라는 것이다. 부패가 사회통합과 경제성장의 걸림돌이라는 것은 역사적 경험이자 실증된 사실이다.

우리나라의 부패의 현 주소는 심각한 상황이다. 우리 스스로도 설문조사한 결과 87.5%가 우리사회는 부패했다고 응답했다. 국제투명성기구(TI)도 2012년 우리나라 부패인식지수를 174개국 중 45위로 평가했다. 부패인식지수와 경제수준은 상관관계에 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역으로 비교적 높은 부패 수준에 비하여 너무 잘 살고 있는 셈이다. 참으로 독특한 현상이다. 그래서인지 유럽연합 기업인들은 "우리나라의 비즈니스 환경 개선과 관련하여 부패를 유발하는 지나친 규제에 의한 정부리스크가 북한리스크보다 더 크다"고 경고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제력은 국민들의 피와 땀의 결과이지만, 또한 우리에게 큰 행운이고 기회이다. 하루빨리 부패를 추방하여 공정하고 투명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종래 부패문제는 공적인 영역에서의 부패, 즉 '공직부패'를 중심으로 제기되었다. 국가 주도로 경제성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생길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경제성장과 함께 국제화, 세계화로 사적인 영역에서의 부패인 '민간부패' 문제가 크게 부각되고 있다. 우리나라에 주재하는 외국기업 관계자도 "한국의 대기업 내부에서 벌어지는 민간부패도 공무원에 비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다. 사실 작년 한 해 동안 지면을 장식했던 일련의 부패사건을 보면 민간부패가 생각보다 훨씬 뿌리가 깊고, 유형도 다양해진 것을 알 수 있다. '저축은행 비리', '원전 납품비리','4대 강 담합비리', '대형 건설사의 하도급비리','제약회사 리베이트사건','H중공업 뇌물 사건' 등 일련의 사건들과 계속적으로 발생하는 재벌들의 '비자금 및 탈세 비리' 등은 모두 민간부패의 전형이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우리가 몸담고 있는 법조 분야도 '사건브로커'나 '대가성 사건 알선' 등 심각한 부패현상에 몸살을 앓고 있지 않는가.

이제 부패의 추방을 넘어 부패를 극복해야 할 때다.'정직'과 '열림'을 본질로 하는 투명성의 확보가 관건이다. 국내 몇몇 기업에서 접대비를 폐지하고, 구매프로세스를 전면 공개함으로써 오히려 직원들로부터 선의와 열정을 끌어냈고, 지식과 정보의 공유를 통해 기업역량이 배가된 사례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규제개혁과 투명한 정보공개를 통한 부패유발 환경을 개선해야 하고, 정부, 기업, 시민들이 협업하는 새로운 부패방지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부패를 거부하고 배격하는 시민정신이나 고발정신의 함양이라 할 것이다. 부패의 극복은 우리 정부가 추구하는 창조경제의 출발점이자 21세기 경제전쟁 시대의 글로벌 스탠더드의 필요조건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