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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포럼

문자폭력 시대

박영수 변호사(법무법인 강남)

인간사에 있어서 폭력이란 피할 수 없는 근원적 문제이다. 역사적으로 인류는 폭력과의 투쟁을 통해 발전해 왔다. 폭력이라는 마력에서 인간을 해방시키려는 전통적 노력은 주로 주체적 측면에서 이루어졌다. 이런 시각에서 폭력이란 '신체적 공격행위' 즉 '불법적인 방법으로 행사되는 물리적 강제력'으로 정의되었다. 따라서 폭력에 관한 연구도 폭력의 발현을 본능적·생득적(生得的)으로 보느냐, 환경적·학습적(學習的)으로 볼 것인가라는 심리학적 분석 차원에 머물렀다.

그러나 21세기 들어 정보통신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폭력의 발현 형태가 다양해지고, 그 침해 결과도 우리의 예상을 뛰어 넘었다. 언어 폭력으로 대표되는 비물리적 폭력 개념이 대두되었고 폭력의 결과를 고려한 반사회성이 중시되었다. 이에 따라 폭력의 개념도 '다양한 형태로 발동되는 배제행위'로 확대되었다. 최근 문제되는 학교폭력 즉 '왕따'라든지, 과거에는 정상참작 사유로 의미있던 '주폭(酒暴)'에 대한 시각의 전환이 그 예라 할 수 있다.

비물리적 폭력 가운데 오늘날 가장 심각한 것은 사이버공간에서의 '문자폭력'이다. 인터넷이 21세기 들어 제일 영향력이 큰 매체로 등장하면서 나타난 역기능이다. 사이버공간을 이용한 명예훼손, 성희롱, 스토킹, 음란물 등이 판을 치고 있다. 사이버폭력의 위험성은 익명성과 파급성, 그리고 회복불능의 파괴력에 있다. 자신의 정체를 들어내지 않은 채 익명의 어둠 속에 숨어 무책임하게 폭력을 자행하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조사에서도 나타났듯이 이용자의 81.9%가 출처나 근거가 불분명한 내용물을 업로드 한다고 하니, 그 심각성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한번 게시된 정보는 회복할 틈도 없이 SNS나 카카오톡을 통해 재창작되면서 당사자는 물론 제3자까지 2차, 3차 피해로 확산된다. 건전한 토론을 위한 사이버 상의 아고라(Agora)가 비방과 저주의 장(場)으로 변질되고 있다. 이러다가 초고속 인터넷 보급 세계 제1의 국가가 세계 제1의 사이버폭력 국가가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된다.

사이버 폭력을 해결하려면 무엇보다도 먼저 이용자들의 의식 전환과 온라인 서비스 제공 사업자(OSP)의 자율규제가 전제되어야 한다. 이와 함께 사이버폭력의 확산 방지와 신속한 피해 구제를 위해 사업자의 책임이나 자율 규제 범위, '사이버가처분제도' 등 제도적 보완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인터넷과 SNS 덕분에 '모든 시민들이 신문사와 방송국 하나를 소유하는 시대'가 되었다.

이제 무분별한 사이버폭력이 우리사회에 분열과 대립을 조장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사이버폭력을 추방하려면 무엇보다도 먼저 우리 국민 모두가 올바른 언어 예절을 갖추어야 한다. 말을 신중하면서도 부드럽고 바르게 그리고 공손하게 하는 것을 습관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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