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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걸마인드와 비즈니스마인드

이경현 변호사(에이원 대표)

변호사는 매일같이 새로운 사건을 상담하고 그 중 일부를 수임한다. 상담을 하다보면 결과에 대해 장담할 수 있는 경우가 그다지 많지 않다. 승소가 명확한 사건이라면 보통은 의뢰인도 그걸 안다. 승소 여부가 명확하지 않는 사건에 대해 승소가능성이 반반이라고 조심스럽게 의견을 말하면, 많은 의뢰인들은 결과에 대해 보다 더 확신을 심어줄 다른 변호사를 찾아 떠나는 것 같다. 이 대목에서 변호사의 갈등은 시작된다. 리걸 마인드와 비즈니스 마인드의 갈등인 것이다(비즈니스마인드의 정의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논의가 있겠으나 여기서는 편의상 리걸마인드에 대립되는 개념으로 한정짓고자 한다).

로마법에서는 변호사가 제공하는 노무는 노예가 공급하는 노무(고용)와는 달리 자유노무이자 고급노무(위임)로 인식되어 이에 대해 보수를 요구하는 것은 자유인의 명예를 손상하는 것으로 생각하였고, 당연히 무상이라는 것이 원칙이었다. 그 정신은 독일과 일본을 거쳐 우리나라에 계수되었고, 민법에 '수임인은 특별한 약정이 없으면 위임인에 대하여 보수를 청구하지 못한다'라고 남아있다. 변호사법에도 공공성과 윤리성을 강조하며 일정 시간의 공익활동을 의무화하고 있는 한편으로 사건 수임의 대가를 지급하는 것도 금지되어 있고, 심지어 개업인사 외에 광고조차 허용하지 않았다가 최근 들어 제한적으로 광고를 허용하고 있을 정도이다. 이런 정신에 충실한 변호사는 사건에 대한 자신의 법적 판단을 그대로 말해줄 수 있을 뿐이다.

그런데 요즘 같이 폭증하는 변호사 수와 불경기로 말미암아 사무실 유지조차 힘들어진 변호사 입장에서는 사건유치를 위한 유혹을 뿌리치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비즈니스 마인드에 충실하자니 어색하고 서투르게 마련이고, 무리하게 하다간 진정 등을 당할 소지도 있게 된다. 그런 변호사는 그저 사업가일 뿐이다. 요즘 보면 그런 변호사들이 늘어나는 것만 같아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렇다면 난? 오늘도 끊임없이 갈등 중이다. 누군가 리걸 마인드와 비즈니스 마인드를 조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주었으면 좋겠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