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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반토론

[찬반토론] '수형자 DNA 시료채취 법' 위헌 논쟁 - 합헌

서규영 변호사(정부법무공단)

 수형자 DNA 시료 채취법'에 대한 위헌 논쟁이 뜨겁다. 현행 법률은 살인·강도·강간 등 11개 대상 범죄를 저질러 유죄 확정 판결을 받거나 구속된 피의자들에 대해 DNA감식 시료를 채취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이 법률에 대해 위헌 여부를 따지는 공개변론을 가졌다. "주거침입과 재물손괴 등 비교적 경미한 범죄자에 대해서도 재범 위험성에 상관없이 일률적으로 DNA를 제공하는 것은 지나친 인권 침해"라는 위헌론과 "실형을 선고받은 모든 이들을 채취 대상으로 삼는 외국케이스 등과 비교해 볼 때 대상 범죄를 한정한 국내 법령은 기본권 제한을 최소화하고 있다"는 합헌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양측 의견을 통해 현행법의 문제점을 짚어 본다.   <편집자 주>

특정 연기서열 부분만 검사… 유전정보 알 수 없어
재범 위험성 큰 범죄 등 대상… 기본권 제한 최소화


DNA신원확인정보 데이터베이스 제도는 DNA신원확인정보가 지니는 개인식별력을 이용하여 흉악범을 조기에 검거하고 강력범죄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하여 도입하였다. DNA 분석·관리가 기술적·재정적으로 가능한 세계 70여개국에서 약 20여년 전부터 운영되고 있다.

다수의 범죄가 피해자나 목격자의 진술만으로는 용의자의 신원조차 확인하기 어렵고, 현장에 지문이 없거나 훼손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DNA감식이라는 과학 수사를 통해 신속한 범인 발견 및 재범 방지에서 나아가, 무고한 용의자를 조기에 수사선상에 배제시키고 피의자의 자백을 얻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무리한 수사를 차단함으로써, 피해자와 다른 국민들은 물론 피의자의 인권을 더욱 보호하려는 DNA법의 공익적 가치가 매우 크다.

DNA법이 위헌이라고 주장하는 쪽에서는 국가가 국민의 유전정보를 관리하는 것이 위험하다거나, 대상범죄가 너무 넓고 DNA감식시료 채취 과정에서 재범의 위험성을 심사하는 절차가 없다거나, DNA신원확인정보가 평생 보관되는 것이 과도하다며 우려를 제기하고 있는데, 위와 같은 우려는 대부분 아래에서 보는 것처럼 오해에서 비롯하였다.

첫째, DNA법은 DNA 중 유전정보를 제외한 특정 염기서열 부분만을 검사·분석하도록 하고 있고, 그 결과인 DNA신원확인정보는 일련의 숫자와 부호의 조합으로만 표기되어 저장된다. 따라서 국가는 DNA신원확인정보를 통해 개인 식별을 할 수 있을 뿐 개인의 유전정보는 전혀 알 수 없다.

유전정보를 지니지 않는다고 알려진 부분도 기능이 있을 수 있다는 최근의 학술 논문을 근거로 반대논리를 주장하기도 하지만 이는 포괄적 가능성을 제시한 데에 그칠 뿐, DNA신원확인정보가 유전정보와 관련되어 있다는 어떠한 구체적인 근거도 제시된 바가 없다.

결국 이 정보는 그 역할에서 지문과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게다가 대다수 국가에서는 DNA감식시료를 계속 보관하는 데 반해, 우리 법은 DNA감식 후 바로 시료를 폐기하고 있으므로, 나중에라도 감식시료를 통해 유전정보를 분석할 위험성도 없다.

둘째, 우리 법은 범죄 피해가 중대하고 재범의 위험성이 크고 죄질이 무거운 일부 범죄 유형만을 DNA감식시료 채취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에 반하여 나라마다 다르긴 하지만 상당수의 나라는 모든 범죄 또는 실형 선고가 가능한 범죄 전부를 DNA감식시료 채취대상으로 하고 있다. 우리 법이 세계 어느 나라에 비해서도 그 채취대상이 결코 넓지 않음은 분명하다.

일부에서는 DNA감식시료 채취에서 독일과 같이 재범의 위험성을 개별적으로 심사해야 한다고 주장하나, 이는 독일이 대상범죄를 특정하지 않기 때문임을 간과한 주장이다. 우리 법은 재범의 위험성이 있는 중대범죄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므로, DNA감식시료 채취과정에서 또다시 재범 위험성을 개별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없다. 현실적인 문제로 개별 사안마다 재범위험성을 사전에 미리 판단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 그 기준도 불명확하다.

셋째, DNA법은 대상자가 무죄 판결 등을 받거나 무혐의 불기소되는 경우, 사망한 경우, 현장증거물의 신원이 밝혀진 경우 등에는 정보를 삭제하도록 하여, 불필요한 정보가 데이터베이스에 남아있지 않도록 하고 있다. 일정 기간이 경과하면 관련 정보를 삭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으나, 단순히 일정한 기간이 지났다고 하여 재범의 위험성이 소멸한다고 할 수 없다. 또 DNA신원확인정보 보존 사실이 외부적으로 공개되는 것도 아니므로, 일정한 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그 정보를 삭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다른 입법례에서도 관련 정보를 계속 보관하는 나라가 대부분이다.

이제 논의를 마무리하면, 우리 DNA법은 다른 나라에 비해서도 그 적용대상, 정보관리 등 여러 측면에서 국민의 기본권 제한을 최소화하고 있으며, 국가가 필요최소한의 한도로 DNA신원확인정보를 관리하도록 상당히 제한된 범위에서 엄격하게 규율하고 있다. 이런 우리 법을 두고 위헌이라고 할 수 없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