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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포럼

성년후견제, 법률복지 구현하기를

이남철 법무사(서울중앙지법 외부회생위원)

최근에 가족법 분야의 민법 개정이 3차례 있었다. 첫째는 성년기를 19세로 인하하는 것과 새로운 후견제도의 도입 및 친족회의 폐지를 골자로 하는 민법개정안이 2011년 3월 7일에, 둘째는 이른바 '최진실법'이라고 지칭되는 친권자지정과 변경에 관한 민법 제909조의 2 신설법안이 2011년 5월 19일에, 셋째는 미성년자의 입양이 신고만으로 가능하던 것을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민법개정안이 2012년 2월 10일에, 각각 공포되었고 절차법 등의 기타 준비작업을 거쳐 다음달 1일(2013년 7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물컵에 물이 반쯤 차있을 때 그 비어 있는 부분에 주안점을 두는 시각이 있는 반면, 밑에 반쯤 채워져 있는 부분에 초점을 두는 시각이 있다. 전자의 경우에는 없다(無)라고 하고, 후자의 경우에는 있다(有)라고 한다. 법률적 판단능력이 부족한 사람에 대하여 기존의 민법에서는 전자의 시각에서 '무(無)능력자'라고 하였고, 개정법에서는 후자의 시각에서 '제한(制限)능력자'라고 한다. 이렇듯 후견제도와 관련하여 법의 이념과 철학이 부정적 시각에서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뀌었다.

그 이유는 기존의 제도가 첫째, 정신적 장애인의 자기결정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문제가 있고, 둘째 정신적 장애인도 같은 사회의 구성원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분야에 참가할 기회를 차단하게 되는 배타성, 셋째 제도의 엄격성 내지 획일성으로 인하여 비록 불충분하더라도 잔존하는 판단능력이 있는 경우에 능력의 활용측면에서 대응하지 못하는 등의 문제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개정법에서는 그러한 한계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하여 능력개념을 '유 또는 무'의 양자택일이 아니라 판단능력의 정도와 법률행위의 구체적인 내용에 따라서 탄력적으로 대응하게 하여 상대화하고, 본인의 잔존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후견인의 개입을 보충적인 것으로 하고, 특히 신상보호와 관련하여 본인의사를 최대한 존중하도록 하였다. '따뜻한 법률복지'라고 할 성년후견제도가 현실적인 법생활에서 애로가 있는 사람들의 보호수요를 충족시켜주기 위하여는 절차법의 정비와 관련분야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의 참여와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이다. 오용이나 남용이 개입되어 궤도를 벗어나거나 재원이나 홍보부족으로 이용율이 저조하면 그 취지와 의미가 퇴색된다.

성년후견제도에 관한 민법의 주무부처는 법무부이고, 법의 적용과 심판, 후견인 선임 등 제도 운용은 법원에서, 그에 필요한 복지재원의 마련과 집행은 복지부에서 맡는다. 복수기관의 협력이 필요한 융합적 성격의 복지제도이다. 최근 제도시행을 목전에 두고 있는 전국의 가정법원에서는 변호사회, 법무사회(한국성년후견지원본부), 사회복지사회 같은 전문가 단체로부터 후견인 및 후견감독인의 후보 추천을 받아 명단을 구성하고 있다고 한다. 이와 더불어 성년후견제도가 경제적인 약자, 본인 또는 가족의 장애로 소외계층에 놓여진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제도로 자리매김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정부에서 예산배정 등 재정적인 준비를 철저하게 할 것이 요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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