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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포럼

전자등기 독점방지

이남철 법무사(서울중앙지법 외부회생위원)

우리나라 부동산등기제도는 약 114년에 걸쳐서 형성된 공시제도로써 소유권이나 저당권 같은 권리관계를 명확하게 나타내주는 기능을 하고 있어서 국민의 신뢰가 높다. 그러기까지는 법원과 법무사들이 실무를 행하다가 마주친 문제들에 대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고민과 논의, 질의와 응답을 모아서 규칙, 예규, 선례들을 축적해온 결과이다.

이러한 오프라인상의 지적인 재산과 국민의 신뢰에 기초하여 대법원은 1994년부터 전산화 사업을 시작하여 전국의 종이등기부를 모두 전산화하고, 2002년 9월에 인터넷을 통한 등기부열람을 가능하게 하여 제1차등기전산화사업을 완료하였다. 그리고 2003년 10월에 온라인등기신청이 가능케 하는 제2차등기전산화사업을 시작하였다. 2005년 11월 시범시행을 거쳐 꾸준히 시행지역을 확대하여 2007년 전국등기소에서 본격적인 인터넷등기신청이 이루어 지게 되었다. 이러한 모든 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전자기술(IT)의 발달이라는 기술적인 부분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우리나라등기제도의 정확성과 국민 신뢰성이 바탕이 되었기 때문이다.

법무사들은 2004년 대한법무사협회에 '정보화위원회'를 구성하고, 그해 검토보고서를 작성하여 제출하는 등 제도의 변화와 정착에 적극적으로 협력해 왔다. 특히 국민 신뢰성에 주력하여 자칫 오류가 있으면 안 되겠기에 본인확인의무, 전자인증서의 사용관계, 등기사항설명의무와 같은 부실등기방지 및 등기의 진정성 확보라는 관점에서 제도발전에 참여해 왔다.

그런데, 전자등기가 구현되고 나니 이제는 그로 인한 경제적인 관점에서 점검해 볼 때가 되었다. 먼저 등기를 운용하는 국가와 법원, 매매와 같은 거래를 하는 일반국민, 자금융자에서의 기업인과 금융기관, 그 같은 업무를 대리하는 전문직업인으로서의 법무사, 이렇게 여러 분야의 이해관계에 걸쳐있다. 따라서 등기제도와 그 수수료, 보수의 문제는 공공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국가에게는 안정적인 운용의 기반이 되고, 국민 기업인들에게는 비용 측면, 중산층에 속하는 법무사와 그 종사자들에게는 생계와 위험대비용 보험료의 측면이 있다. 그리하여 법무사 보수에 대하여 100년전부터 정부(법원)에서는 법무사협회에게 일정한 기준을 마련하여 형평성있게 적용되도록 규제해 오고 있는 것이다. 특히 부동산가액과 거래금액에 따른 누진보수제도는 그 업무를 취급하면서 생겨나는 시민들의 손해를 보전해주는 성격이 강하여 법무사협회는 만약의 사고에 대비하여 공제기금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그런데 몇몇 은행과 대형금융기관에서는 수요독(과)점적인 지위를 이용하여 종래 지점별로 법무사에게 위임하던 등기업무를 본사 차원에서 관리하고 위임함으로서 특정의 몇몇 법무법인 또는 법무사에게만 위임하기 시작했다. 특히, 본인확인의무와 등기사항설명의무를 무시하고 전자등기라는 편의성만 내세워 법무사보수 중 누진보수체계를 정액보수로 강요하는 바람에 등기시장 전반에 독점과 덤핑이라는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경제민주화와 중산층 70% 살리기 시대에 그와 같은 독점의 폐해가 전자등기를 빌미로 자행되고 그에 편승한 일부 등기업무종사자들이 있다. 그 때문에 영세자영업자인 일반 법무사들이 문을 닫아야 할지 고민과 울분의 밤을 보내고 있다. 정부기관과 법무사협회는 그러한 현실을 직시하여 경제민주화와 동반성장의 관점에서 시급하게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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