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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포럼

법무시장의 선진화

이남철 법무사(서울중앙지법 외부회생위원)

경기불황과 법률시장 개방, 변호사의 급속한 증가로 법조타운의 분위기는 아직 한겨울이다. 복잡한 세상을 살다보면 이런저런 법적인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그런 때 법률 수요자인 시민이 바라는 것은 가까운 거리에서 '양질의 서비스를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공급받는 것'이다. 지금의 공존사회에서는 과거의 권위적인 공급자 중심의 사고와 경쟁만능이라는 수요자 중심의 신자유주의에서 벗어나 '선진화된 법률서비스의 수요와 공급'이 필요하다.

'양질의 서비스'가 제공되려면 전문성(국제성)을 갖춘 법률 전문가가 그 문제에 대하여 집중력을 발휘해야 한다. '편리한 서비스'는 접근의 편의성을 기본적으로 요구하고 있는데, 공간적인 거리뿐만 아니라 심리적 거리개념이 더욱 중요하다. 즉 권위 의식보다는 친절과 편안함이 요구된다. '효율적인 서비스'는 비용의 최소성과 신속성을 갖춘 서비스를 의미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법률서비스의 다양성과 원스톱(one-stop) 제공 시스템이 요망된다.

우리나라가 선진국가로 발전하는 길목에서 짚고 넘어야 할 다른 하나가 바로 수요자의 인식이다. 즉, '소프트웨어에 대한 비용을 제대로 지불하겠다'는 인식이 자리잡아야 한다. 예컨대 컴퓨터 본체를 사면 소프트웨어는 공짜로 쓰던 과거의 관행에서 벗어나 셋업된 소프트웨어와 사후 관리의 값을 제대로 치러야 한다. 마찬가지로 법률 서비스 수요자는 위임된 사무에 소요되는 전문가의 시간뿐만 아니라 연구와 경험에서 나오는 노하우에 대한 값을 인정하고 지불하겠다는 인식이 있어야 한다.

법률서비스는 특히 공공재적인 성격이 강해서 정부도 공급 독점으로 생길 수 있는 가격 등에 관한 문제에 관여해야 한다. 지난 10여년간 정부는 법률서비스 분야에 공급자 확대정책을 이끌어 왔다. 이제는 다른 측면 즉, 공급 과잉으로 인한 부작용, 예컨대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에 의한 수요 독점의 문제, 덤핑, 전문직의 일탈과 도산 등에 대한 대책을 강구할 때이다.

법무사 중심의 서비스시장이 선진화된 법무시장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우선, 공급 측면에서 법무사 스스로가 전문화, 대형 법인화로 거듭나는 것이 요구된다. 소규모 개인사무소를 운영하면 고객에 대한 전문적이고 편리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어렵지만, 대형 법인화로 다양한 전공과 경력을 가진 법무사들이 각자 전문 분야를 맡아서 서비스를 제공하면 '양질의 원스톱 서비스 제공'이 될 것이다. 따라서 합동법인의 구성원의 숫자, 경력 요건, 무한책임 등 대형 법인화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법무사법의 각종 규제는 합리적으로 개정해 조속히 풀어야 한다. 정부에서도 대형기관이나 대기업이 가격만 앞세워 법무사를 무한경쟁에 내몰거나 그에 편승하여 독점하려는 발상에 대하여는 동반성장의 관점에서 엄정한 규제를 가함으로서 수요자가 적정한 비용을 지불하는 관행이 정립되는 법무시장의 선진화를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