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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포럼

법조윤리교육의 부실

신평 교수(경북대 로스쿨)

얼마 전 대법원에서 헌법을 전공으로 하는 교수들과 판사들 간의 세미나가 열렸다. 서로가 그 모임을 즐기며 열린 마음으로 주제발표와 토론을 해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세미나 종료 후 식사시간에서였다. 서울동부지검의 성추문 검사가 화제로 올랐다. 교수들은 그 원인을 그 검사의 너무 순탄한 인생역정에서 찾았다. 20세에 변리사 시험을 합격하는 등 승승장구의 삶이 그로 하여금 방심의 실수를 저지르게 했다는 것이었다. 판사들은 사법연수원과는 다른 로스쿨의 방만한 학생관리가 그런 결과를 초래한 주원인이 아닐까 하는 의견을 제시했다. 교수들은 그에 대해 극구 반론을 제기하며, 로스쿨과 그의 엽기적인 범행과의 관련성을 차단하려고 애썼다.

나는 양측의 의견이 모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희한한 사건의 원인을 어느 특정한 것에 집약시킨다면 이는 어리석은 일이다. 개인의 성향과 주위 환경의 다양한 인자가 복합적으로 결합하여 상상조차 하기 힘든 사건이 발생했을 게다.

범행을 유발시킨 여러 원인 중 하나로, 로스쿨에서의 법조윤리교육이 갖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싶다.

사법연수원에서는 1982년에 처음 법조윤리교육을 시작한 이래 점점 그 내용이 충실화되었다. 연수생들이 얼마만큼 그 교육을 주체적으로 잘 소화시켜나갔나 하는 점은 별도로 하고 말이다. 하긴 최근 엄청난 돈을 꿀꺽꿀꺽 삼켜온 서울 고검의 모 검사도 그 교육을 받았으나 그런 파렴치한 행위를 태연하게 하지 않았는가.

여하튼 사법연수원에서의 법조윤리교육은 처음 법조의 전반적 실태에 관해 배우는 법조론을 거쳐 법조책임론, 법조윤리론으로 나아가는 체제로 구성되어 상당히 풍부한 내용을 가르쳤다. 그러나 그것이 로스쿨에서는 거의 붕괴되어버렸다.

로스쿨에서의 법조윤리교육이 부실하게 된 데는 법무부의 책임이 가장 크다. 법무부에서는 변호사시험의 선행단계에서 로스쿨생들에게 법조윤리시험을 치르게 한다. 그런데 법무부는 미리 시험출제위원들에게 시험의 출제범위와 방향을 제시하여 출제하게 한다. 그것은 대체로 변호사법의 단순한 해석과 적용을 벗어나지 않는다. 이에 따라 법조윤리시험은 그처럼 작은 범위로 국한될 수밖에 없게 되어버렸다.

지금까지 세 번 치러진 법조윤리시험에서 기이하게도 우리 국민 누구나 법조계의 큰 폐해로 생각하는 '전관예우'라는 단어가 단 한 번도 설문이나 답의 문항에서 나타난 일조차 없다. 그동안 세간을 진동시킨 여러 법조비리현상도 물론, 단 한번 어디에서도 언급된 일이 없다. 설마 그럴 리가 있겠느냐고? 맥 빠지는 일이나, 정말 그렇다!

법조의 현상에 관한 아무런 문제의식을 갖지 않아도 대충 준비만 하면 합격하는 법조윤리시험이다. 그리고 이것은 바로 로스쿨에서의 법조윤리교육의 부실로 이어진다. 또 이것은 로스쿨 출신 법조인들의 올바른 정체성 쌓기에 가장 큰 장애를 초래하고 있다. 이제 법조윤리교육의 충실화를 위해 법무부가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서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