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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광장

변호사 공급, 이대로는 안 된다

하창우 변호사(서울회)

서울변호사 한달 수임건수 2건. 수임의 빈곤은 곧 수입의 빈곤이다. 국세청이 이 달 5일 집계한 '연도별 전문직 종사자 중 연 2,400만원 이하 수입신고자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사업자로 등록한 전국 변호사 3,548명 가운데 연간 수입이 2,400만원 이하인 변호사가 16.1%인 573명으로 나타났다. 전국 개업변호사 6명 중 1명은 한달 200만원도 벌지 못하는 '워킹푸어 변호사'임을 당국이 확인한 셈이다.

올 배출 변호사 수는 지난해의 2.5배인 2,450명. 현재 전국개업변호사는 12,500명에 달한다. 이런 속도로 가면 앞으로 6년 후면 변호사 수는 2배로 늘어난다. 이 때가 되면 서울변호사의 한 달 수임건수는 1건 정도 될 것이다. 6년 후면 대부분의 변호사가 '워킹푸어 변호사'로 전락할 처지다.

국내법률시장 수입의 80%를 얻는 대형로펌은 법률시장 개방에 대비해 덩치 키우기로 경쟁한 탓에 매년 늘어나는 인력을 유지하기 위해 수임료 낮추기라는 과도한 경쟁을 하고 있다. 그 결과 중소로펌은 일감부족이라는 직격탄을 맞고 있다.

곳곳에서 중형로펌이 몰락하고 있다. 이름만 들어도 아는 20명 내지 30명 정도의 로펌 여러 곳이 이미 해체됐다. 그 다음은 소형로펌으로 위기가 밀어닥치고 있다. 와해된 로펌의 변호사들은 개업변호사로 변신하여 가장 타격을 받고 있는 개업변호사 시장을 더욱 황폐하게 만들고 있다. 올 들어 문닫은 변호사가 238명이지만, 내년에는 그 수가 500명 정도 될 것이다.

이런 현상의 근본원인은 무엇인가. 한마디로 수요를 무시한 과도한 변호사공급정책이다. 국내법률시장의 매출규모는 연간 2조 5,000억원 정도로 미국대형로펌의 한 곳 수입보다 적다. 여기에 2010년을 정점으로 법원과 검찰에 접수되는 분쟁건수는 점차 줄고 있다. 자문분야도 경제불황으로 감소추세에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2000년대 4.4%에서 2010년대 3.4%, 2020년대 2.4%, 2030년대 이후 1.0%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 경제의 저성장으로 국내법률시장은 해가 갈수록 어려워 질 것이다.

변호사 수요를 흡수하기 위한 정책은 이미 한계에 부딪쳐 있다. 지난 해 4월 기업의 법적 리스크를 사전 예방하기 위해 도입된 '준법지원인' 제도마저 변호사 자격 없는 사람도 될 수 있고, 이를 도입해야 하는 기업의 수도 많지 않아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법무담당관을 변호사 자격자로 대체하기 위한 입법건의안도 해당 공무원들의 반발로 무산된 상태다.

이제는 변호사 대량공급정책에 칼을 댈 때가 된 것이다. 배고픈 변호사에게 법치주의의 선봉에 서라며 등 떠밀 수는 없다. 첫 번째 수술대상은 로스쿨제도다.

25개 로스쿨 중 흑자를 내는 로스쿨은 기부금으로 재정을 매운 서울대와 강원대뿐이다. 나머지 23개 대학은 적자상태다. 운영비를 자체적으로 충당하지 못해 소속 대학의 재정을 끌어다 쓴다. 졸업해도 취업이 어려워 지원자가 급감하고 로스쿨을 반납하겠다는 대학도 생겨나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 자유경쟁체제에서 국제거래와 국제금융분야의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로스쿨의 도입목적이 퇴색된 지는 오래다.

일본의 로스쿨도 현재 경영난에 봉착하여 통폐합되고 있다.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로스쿨이 속출하고 있다. 비싼 학비를 들여 공부해 봤자 변호사가 되어도 취업할 곳이 없다. 청년백수가 점차 증가하면서 로스쿨 지원자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미국 로스쿨도 과도한 변호사 배출 수를 줄이기 위해 정원을 제한하는 소송까지 제기된 상태다.

우리나라는 이런 일본과 미국의 잘못된 로스쿨 정책을 보고도 왜 수정하지 않는가. 정부는 왜 수요를 초과하는 공급정책을 고수하고 있는가. 변호사들의 이익을 대변해야 할 변협은 정부의 대량공급정책에 대해 제대로 힘 한번 쓰지 못하고 있다. 로스쿨 폐지가 어렵다면 입학정원부터 대폭 줄여야 한다.

빈곤 변호사를 양산하고 변호사를 벼랑끝으로 몰고 있는 변호사 과잉공급정책은 폐기할 때가 된 것이다. 변호사 배출은 법률수요에 맞게 축소해야 한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