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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포럼

유머가 이긴다

양승국 변호사(법무법인 로고스)

얼마 전에 조찬 모임인 이비엠(EBM) 포럼에서 '유머가 이긴다'의 저자 신상훈 교수의 강의를 들었다. 역시 유머 전도사답게 강의 내내 참석자들에게 웃음꽃을 담뿍 선사하였다. 신교수의 강의를 들으면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려면 유머는 필수적인 것이고, 또한 우리 사회가 좀 더 건강하고 소통하는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유머가 꼭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우리의 정치인들을 생각해보았다. 우리나라 정치인 중에 유머가 뛰어난 분에 누가 있었던가? 과문한 탓인지 잘 떠오르지 않는다. 외국에는 '유머 정치인' 하면 당장 떠오르는 인물에 링컨과 처칠이 있지 않은가?

링컨은 상원의원 선거 때 상대 후보인 더글러스가 자신을 두 얼굴을 가진 이중인격자라고 공격하자, 내가 두 얼굴을 가진 사나이라면 오늘 같이 중요한 날 왜 이런 못생긴 얼굴을 가지고 나왔겠냐고 유머로 응수하였단다. 처칠도 하원의원 선거 때 상대 후보가 늦잠꾸러기인 게으른 사람을 의회에 보내서야 되겠냐고 공격하자,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청중들을 향해 "여러분도 나처럼 예쁜 아내와 산다면, 아침에 결코 일찍 일어날 수 없을 것입니다."고 하여 연설장에 폭소가 터지게 하였단다. 처칠은 이 유머의 후속탄을 총리로 있을 때에도 써먹었다. 한번은 처칠이 국회에 늦게 도착하여 의원들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하면서 "그래서 앞으로는 회의가 있는 전날에는 아내와 각 방을 쓸 생각입니다."라고 하였다는 것이다. 처음 처칠이 늦게 나타났을 때 의원들 중에는 '처칠이 우리를 무시하나' 하며 불쾌하게 생각한 의원도 있었겠지만, 처칠의 이런 유머 한 방으로 그런 불쾌감은 싹 날아가고, 그 날 회의는 훈훈한 가운데에서 진행되었을 것 같다.

그런데 우리나라 선거에서도 인신공격이 난무하지만, 이를 멋진 유머로 받아쳤다는 얘기는 별로 들어보지 못했다. 그리고 국회 석상에서도 살벌한 얘기가 오간다는 얘기는 많이 들어보았지만, 처칠이나 링컨과 같은 유머로 분위기를 반전시킨 정치인이 있었다는 얘기 또한 별로 들어보지 못했다. 왜 우리에게는 이런 정치인이 없을까? 우리나라는 아직도 엄숙한 유교문화가 지배하고 있고, 또 역사적으로도 살벌한 당쟁정치의 유산이 아직도 남아서일까? 다행히 최근 유머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정치인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신상훈 교수는 유머 감각은 선천적으로도 타고나는 것이지만, 후천적으로도 얼마든지 연습과 노력으로 키워나갈 수 있다고 한다. 지금 세 분의 대통령 후보가 한창 대권고지를 향해 뛰고 있다. 마침 미국도 오바마 후보와 롬니 후보가 차기 대권을 놓고 치열하게 대결을 벌이고 있는데, 가시 돋친 설전뿐만 아니라 뉴욕의 어느 자선 만찬에서는 유머 대결도 펼쳤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세분의 대통령 후보가 멋진 유머 대결을 펼치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앞으로 우리나라도 링컨이나 처칠처럼 유머로서 우리 사회를 따뜻하게 소통시키는 정치인, 국회의원, 대통령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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