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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포럼

조정과 화해공간의 확충

이남철 법무사(중앙지법 외부회생위원)

마키아벨리(Machiavelli Niccolo, 1469~1527)의 대표작인 군주론(Il Principe, 1513년에 쓰이고 그의 사후 1532년에 정식출간 되었음) 제17장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 "인간은 아버지의 죽음을 쉽게 잊어도 재산의 상실은 좀처럼 잊지 못한다. 그 어떤 일이 있더라도 타인의 재산에는 함부로 손대지 말아야 한다. 인간이란 재산과 명예(자존심)만 빼앗기지 않으면 그럭저럭 만족하고 살아가는 존재이다."

삼성경제연구소의 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 2009년도 사회갈등지수(0.71)가 27개 OECD국가의 평균갈등지수(0.44)보다 훨씬 상회하여 회원국 중 4번째로 갈등이 심한 나라로 나타나고 있다. 대법원의 '2012 사법연감'에 따르면 이혼 사유로는 성격차이가 5만1315건(45.5%)으로 가장 많았고 경제적인 문제가 1만4031건(12.4%)으로 뒤를 이었다. 그런데 최근 '행복출발'이라는 결혼정보회사에서 재혼을 희망하는 이혼남녀 938명(남성 451명, 여성 48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남성의 33.7%, 여성 40.5%가 이혼사유로 '경제적·금전적 요인'이라고 하여, 재판과정에서 내세우는 명분보다는 실제 경제적사정이 갈등의 주된 요인임을 보여주고 있다.

법치국가는 경제적 갈등과 이해관계에 의한 분쟁에 대하여 소송이라는 원칙적인 해결방법을 갖추고 있으나 사실 그 많은 갈등과 분쟁에 대하여 모두 판결로서 해결할 수는 없다. 따라서 조정이나 화해 등 이른바 ADR(Alternative Dispute Resolution, 소송이외의 분쟁해결제도)을 통한 해결이 고안된 것이다.

지난 10월 18일, 서울중앙지방법원과 조정위원협의회가 '조정위원정기세미나'를 개최하였는데, 학계와 법조계, 시민사회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참석하여 성황리에 마쳤다. 세미나에서는 조정전담부의 운영현황, 조정사례발표, 활성화방안 등 매우 훌륭한 내용의 발표가 많았다. 법원 내부의 조정센터 뿐만 아니라 대한상사중재원, 서울지방변호사회 등 법원 밖의 외부연계형 조정기관의 활동상이 자세히 소개되었다.

대부분의 조정사건에 있어서 당사자들의 주장에 대한 경청과 믿음을 기초로 한 소통과정을 거쳐 합의에 도달하게 되는데, 전화로 하는 회의 보다는 직접얼굴을 마주하는 대면회의가 조정성공률이 높게 나왔다. 이는 신체언어인 태도와 분위기가 묻어있는 현장에서의 조정이 보다 효과적임을 보여주고 있는데, 앞으로 법원과 연계된 각 분야의 조정기관의 확충이 더욱 절실하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대한법무사협회에서도 9월 27일 법무사회관 7층과 9층에 '조정중재센터'를 설치하고 법원과 연계하여 조정사건을 해결하는 데 적극동참하고 있다. 요컨대, 고등법원이 있는 대도시 뿐만 아니라 소도시의 지방법무사회에서도 조정센터를 설치하여 사회갈등해소에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조정과 화해공간을 확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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