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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 남고소

김계수 법무사(서울) - 제3040호

고소는 범죄로 인한 피해자 기타의 고소권자가 수사기관에 범죄사실을 신고하여 그 소추를 구하는 의사표시를 말한다. 그런데 근자에 경찰이나 검찰에서는 남(濫)고소·고발로 사건이 폭주하여 그 처리에 크게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다. 아닌게 아니라 우리는 대화나 타협으로 해결하기 보다 고소부터 하는 성급한 면이 있다. 그런 예로 요즘 정치권의 무더기 고소·고발 사건을 들 수 있다. 대형금융비리 사건이 터질 때마다 무슨 게이트다 로비 의혹이다 하며 면책특권을 내세워 폭로전이 벌어지면 거명된 인사들은 명예가 훼손되었다며 발언자 뿐 아니라 그 소속정당 지도부와 이를 여과없이 보도했다고 언론기관까지 고소하기에 이르면 무더기 고소사태로 번진다. 억울한 일을 당하고도 가만히 있으면 사실이든 아니든 여러모로 불이익을 당하게 되니 그 구제수단으로 고소하여 억울함을 풀려고 하는 것은 이해할만도 하다. 일반인의 경우도 피해를 입고도 고소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당하기는 마찬가지여서 남고소 문제는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면이 있다. 지난 3월 양주군 내 모대학 연수원 생활관에서 밤중에 상급생 5∼6명이 하급생 방에 들어와 별다른 이유없이 하급생을 집단 구타하여 한 학생이 코뼈가 부러지는 등 전치 7주의 중상을 입고 입원치료를 받은 사건이 발생했는데 신고를 받은 관할경찰서는 인지 사건으로 취급하여 상급생 2명만 폭력 피의자로 입건하고 학원 내 폭력이라며 불구속으로 사건을 처리하였는데 정작 피해자는 피해자 조서를 한 번 받았을 뿐 그 후 사건이 어떻게 처리되었는지 알지 못해 답답해하며 어떻게 해야 할지를 그 아버지가 호소해 온 일이 있었다. 그 때 피해자가 경찰의 인지와는 상관없이 가해자 등을 고소했다면 그는 고소인으로서 형소법에 정한 고소사건의 처리, 처분통지를 받을 수 있고, 불기소처분이 될 경우 공소부제기이유 고지의 신청, 또 검찰청법에 의한 항고 및 재항고 등 고소인으로서의 권리를 행사할 수도 있었을텐데 잘 모르고 고소하지 않아도 경찰이 알아서 처리해 주겠지 하고 처분만 기다렸으니 그 때 고소하지 않은 것이 불찰이었다고 했다. 이와 같이 피해를 입고 고소하는 것과 안하는 것은(잘 모르고) 상당한 차이가 있고 화해하는 경우에도 그 차이는 나타나게 되니 고소사건은 늘어나게 된다. 고소는 일반적으로 수사의 단서에 불과하다고 하나 고소인으로서는 형소법상 권리가 있고 친고죄인 경우에는 소송조건으로 필수적이다. 그런데 고소사건이 폭주하다보니 남고소를 줄이는 방안으로 경찰이나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하면 접수하기에 앞서 고소내용을 검토하여 접수 여부를 결정하고 있는데 그 취지는 이해할만 하지만 잘못된 판단으로 고소권이 제한되는 경우가 있어서는 않된다. 얼마전 서울시내 모 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는데 접수창구에서 심사하는 직원이 민사사건이라며 접수할 수 없다고 반려하니 어떻게 하느냐고 물어온 적이 있다. 고소 내용인즉 일산에 있는 모 건설회사가 상가건물을 건축하면서 고소인과 현장 근로자 식당 운영에 관하여 합의하고 그 영업보증금조로 금 3,000만원을 위 회사 업무담당 과장에게 교부하고 영수증까지 받았는데 그 후 회사가 상가건축을 못하게돼 고소인은 현장식당을 해보지도 못하고 그만두게 되어 회사에 보증금반환을 요구했더니 사장은 회사에 그런 보증금이 입금된 일이 없으니 줄 수 없다하여 알아본 결과 그 과장이 보증금을 받아 회사에 입금시키지 않고 모두 사용으로 써 버리고 퇴사한 후 소재 불명되어 겨우 주소를 알아내 관할경찰서에 업무상 횡령으로 고소했는데 민사사건이라는 것이다. 고소인은 그 과장에 대한 민사청구는 차차 하더라도 우선은 그가 3,000만원을 횡령했기 때문에 회사로부터 돈을 돌려받지 못해 큰 피해를 입고 그 소행이 괘씸해 고소한 것인데 접수가 안된다니 그 창구직원이 검사가 종국 결정할 수사결과까지 앉아서 다 해버린 셈이 됐다. 통계에 의하면 전체 고소사건에 대한 기소율은 20%대에 불과하다니 많은 수사인력과 시간이 낭비되고 있음을 알 수 있어 남고소는 마땅히 규제되어야 하나 정당한 고소권을 제한할 수도 없으니 어려움이 있다. 이 같은 남고소에 대한 억제방안으로 적절한 대책이 될는지 모르지만 예로 고소장 사전심사는 창구에 유능한 직원을 배치해 단순한 피해신고이거나 범죄구성 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경우 또는 순수한 민사 사건에 해당하여 객관적으로 범죄사실의 신고로 볼 수 없는 사건을 가려서 고소인의 오해가 없도록 접수 여부를 결정하고, 적극적으로는 불기소처분의 경우 매 고소사건에 대한 무고 여부를 엄격히 따져(미필적 고의까지도) 일벌백계로 엄중 처벌하고 여기에는 정치권도 예외가 있어서는 안된다. 또 고소사건 취급에 있어 제도적 개선도 필요하다고 본다. 고소장 제출시 일정액의 인지를 첨부하게 하는 문제를 신중히 검토해 보고 또 고소사건은 일반 형사사건과는 달리 따로 고소사건부에 접수하여 피고소인을 바로 피의자로 취급하지 말고 내사사건처럼 참고인으로 조사한 뒤 혐의가 인정될 경우에만 형사사건으로 처리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즉시 기각처분으로 종결하는 방안은 어떨까 싶다. 아무튼 남(濫)고소는 억제되어야 하는 당위가 있고, 그 방안은 그리 쉽지만 않아 다각적인 연구가 필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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