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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이야기

[한자이야기] 시종(始終)

김경수 중앙대 명예교수

시종(始終)은 일의 처음과 끝을 말합니다. 모든 일에는 시작이 있고 그 중간 과정이 있으며 마지막이 있습니다. 그래서 일을 사(事)로 표현합니다. 역사 사건도 그러하고 개인적인 체험도 그러합니다. 이 사(事)는 시간 개념이 그 핵심입니다. 중요한 것은 시작보다는 마지막입니다. 시작이 좋다하더라도 그 마지막이 더 훌륭해야 합니다. 유종의 미를 높이 보는 것도 그래서입니다.

이 일이라는 사(事)는 물(物)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물(物)이 없으면 사(事)가 성립되지 않습니다.

시(始)는 '처음, 시작' 등의 의미입니다 글자 모양은 여(女)와 태(台)가 합한 것입니다 이 태(台)는 '기르다 기뻐하다'의 뜻이 있습니다. 그래서 여인이 처음 잉태를 하여 기뻐하는 모습이라고도 합니다. 결국 시(始)는 처음 애기를 갖듯이 그 시작을 말하는 글자입니다. 종(終)은 '끝나다, 그치다' 등의 뜻입니다. 사()와 동(冬)이 모여 만들어진 글자입니다. 실의 끄트머리이기도 하고 사계절의 마지막이 겨울이라 동(冬)에 끝이라는 의미가 들었다고도 합니다. 그래서 종(終)은 시간 개념으로 마지막이라는 뜻이 들어 있습니다.

어떤 일의 시작과 끝을 구분하고 물의 본과 말을 파악하는 일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것이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요체가 되기 때문입니다.

나라에서 우수 인재를 선발하여 일을 맡기는 이유를 여기에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국가 정책이 특히 그렇습니다. 한글 전용 정책의 미흡함이 드러났으면 얼른 시정을 하는 것이 옳습니다. 한자와 혼용하여 우리의 정신과 전통이 문자에 살아나야 합니다. 거리의 간판들을 외래어 투성이로 만들고, 새로 도입되는 문화 개념어를 우리 문자로 조어(造語)하지 못해도 그냥 두고 보는 것은 문화정책의 실종입니다. 학술어, 의학용어, 경제용어 정치용어 모두를 계속 외국어 그대로 쓰게 하려는지 궁금합니다. 뜻은 전달될 수 있을지 모르나, 글자에 담겨야 할 우리 정신은 어디에서 찾을 것인지 국어 기본법을 만든 정책 당국자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