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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이야기

[한자이야기] 광화문(光化門)

김경수 중앙대 명예교수

광화문(光化門)이 복원되어 경복궁의 모습이 한결 나아졌습니다. 문화 민족의 긍지가 살아남을 느낍니다.

광(光)은 빛이라는 뜻입니다. 이 뜻이 '널리 비추다'로 발전했습니다. 광(光)의 글자는 윗 부분이 불 화(火)이고 아랫부분이 사람 인()입니다. 사람이 치켜든 횃불이 밝게 비치는 모양이 광(光)의 상형입니다. 빛을 회복한 것이 광복(光復)이고, 밝고 빛남은 광명(光明)이고, 빛나고 영광스러움이 광영(光榮)입니다. 빛은 자신을 태워 남을 밝히는 희생의 뜻도 있습니다.

경복궁의 정문이 광화문(光化門)입니다. 이 광화문은 전란의 수모와 도시 정비를 위해서 여러 번 옮겨지곤 했지만 경복궁의 정문으로서의 위용은 변함이 없습니다. 그 옛날, 누구를 막론하고 이 문을 통과해야 임금님을 배알할 수 있었습니다. 예로부터 구중궁궐이라 아홉 개의 문을 통과해야 임금을 만날 수 있었지요. 그 중 하나의 문만 통과하지 못하면 알현이 어려웠습니다. 홍례문, 근정문을 지나야 근정전에 이르게 됩니다. 그 첫 문이 광화문(光化門)입니다. 그래서 광화문을 출입할 때는 몸도 마음도 근신해야 합니다.

이 광화문의 광(光)은 서경의 요전 '광피사표(光被四表)하여 격우상하 (格于上下)'에서 따온 말입니다. 빛이 사방에 비치어 모두에게 은덕을 입힌다는 뜻입니다. 임금님의 은덕이 두루 미치는 의미를 지녔습니다. 화(化)는 천자문의 '화피초목(化被草木)하여 뇌급만방(賴及萬方)'에서 취했습니다. 교화가 초목에까지 미치고 은택이 만방에 이른다는 뜻입니다. 결국 광화(光化)는 임금님의 은덕과 교화를 담고 있는 말입니다. 이를 창출한 이는 정도전입니다.

광화문을 들어서는 순간 모든 신하들은 임금의 덕에 감화되어 변해야 한다는 뜻을 담았습니다. 변화된 사람이 임금 앞에서 사리사욕을 부릴 수는 없을 것입니다. 가장 맑고 깨끗한 마음으로, 근신하는 자세로 임금을 보좌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도 덜 변화된 사람을 위해 광화문 지붕의 추녀 기와 위에 잡상(雜像)을 만들어 놓고 모든 잡귀를 제거했다고 합니다. 지금도 광화문 기와지붕에 갖가지 동물의 잡상이 있는데, 이 잡상들이 오가는 사람들의 부정을 걸러내고 있습니다.

이런 의미를 지닌 광화문을 한글로 써 둔다면 그 심오한 의미를 어이할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소리 내어 읽을 수는 있어도 담긴 정신은 사라지지 않을까 걱정스럽습니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