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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이야기

[한자이야기] 도박(賭博)

김경수 중앙대 명예교수

도박(賭博)은 요행수를 바라고 위험하거나 가능성이 적은 일에 손을 대는 행위를 말합니다.

도(賭)는 '걸다, 노름' 등의 뜻으로 쓰이는 글자입니다. 글자에 나타난 조개 패(貝)는 돈을 뜻하고 자(者)는 사람을 뜻합니다. 돈을 걸어 놓고 이 사람 저 사람이 모여 있는 모습을 형상한 것이 도(賭)입니다. 박(博)은 '넓다'라는 뜻으로 널리 쓰이지만 '노름하다, 도박하다'라는 훈도 있습니다. 박혁(博奕), 박국(博局)에 쓰인 박(博)이 도박의 의미로 쓰인 경우입니다. 박(博)은 열 십(十)과 펼 부()가 모인 글자로 '널리 펴다'라는 의미가 모인 글자입니다. 널리 펴는 게 오락을 넘어 그만 도박에까지 이르게 되기도 합니다.

오락은 복잡한 생활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위해 생긴 놀이입니다. 바둑, 장기, 마작, 당구, 스포츠 등등이 그러합니다. 그러나 이것이 지나치면 중독에 이르고 또 도박으로 이어지는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인간의 내면에 있는 호기심과 요행에 대한 욕구 때문에 생기는 현상인가 봅니다. 그래서 패가망신하는 경우도 보게 됩니다.

건곤일척(乾坤一擲)이라는 말도 도박판과 흡사한 뜻을 지닌 말입니다. 일생 일대의 큰 도박이 건곤일척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늘과 땅을 걸고 한 판의 승부를 겨룬 것이니 말입니다. 항우와 유방이 중국 천하를 두고 패권을 다툴 때 나온 말입니다. 일척(一擲)은 모든 것을 걸고 '한번 던지다'라는 말입니다. 흥하고 망하고를 윷놀이에서 윷을 던지 듯 그 한 판에 거는 것이 건곤일척입니다.

유방이 자기보다 월등한 세력의 항우를 누를 때입니다. 땅을 적당히 갈라 가지면 편안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기회란 자주 오지 않는 법입니다. 장량과 진평의 조언을 받아들여 이판사판 목숨을 걸고, 해하의 싸움에서 항우를 물리쳤습니다.

사실 우리의 인생길에는 알게 모르게 이런 도박같은 순간이 있습니다. 큰 사람에게는 크게, 작은 사람에게는 작게, 그런 일이 예기치 않게 닥치기도 합니다. 인생살이가 어렵다는 말도 그래서 나온 말입니다. 그래서 항상 명분에 맞게,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지 않게 조심하고 근신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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